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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Apr 27. 2024

언제 행복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일상의 몰입이 가져다준 행복


매주 월요일에는, Gym(헬스장)에서 코치에게 근육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한참 비즈니스를 할 때, 몸이 힘들어 우연 반 필연 반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평소에 운동이랑은 담쌓고 살다가, 나에게 맞는 눈높이 훈련 덕에 오랜 시간 재미있게 하는 중이다.   


며칠 전에도 운동 가서, 러닝머신에서 달리기하며 수업 전 몸을 풀고 있었다. 머리를 질끈 묶고, 땀을 흘리며 뛰고 있는데 코치가 다가와 안부를 묻더니, 뜬금없이 "요즘, 언제 행복하세요?"라고 물었다.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는 분이어선지 늘 생각게 하는 질문을 한다. 잠시 하루를 비디오처럼 떠올려 보다가 " 저는요, 요즘 하루의 루틴을 무사히 끝내고, 잠들기 전, 다이어리에 하루를 체크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라고 대답했다.

 



한참 전으로 돌아가서....

딸이 대학원을 다닐 때, 칙센 미하이(Csikszent Mihalyi)의 '몰입의 즐거움'과 "긍정적 몰입이 행복감의 원천"이란 이론에 대해 소개해 준 적이 있었다. 한참 교육 비즈니스를 열심히 하고 있던 엄마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 배운 내용을 알려 준 것 같다. 그전에도 '몰입'이 중요하단 것을 막연하게는 알았지만, 알아듣기 쉽게 핵심을 잘 설명해서 많은 도움이 됐더랬다. 그 후, 일상에도 알게 모르게 스며들었는데, 지금까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몰입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목표와 규칙이 명확해야 한다.

크고 작던,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즐겁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이 있는 동호회 베드민턴 대회가 있으면, 연습이 지겹지 않을 거고, 마감 시간이 임박한 글을 써야 하면, 누가 옆에서 뭐라 해도 집중이 잘된다. 작아도 꿈과 발전이 있는 목표설정이 중요하다.   

2)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한 일에 대해 결과물을 바로 알 수 있다면, 순조롭게 잘하고 있음에 확신이 생겨, 그다음 스텝으로 가기가 쉽다.  

 3) 적절한 과제의 난이도가 필요하다.

할 수 있는 역량보다 목표를 조금만 높게 세우는 이 좋다. 나의 능력에 비해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긴장하고 불안하며, 반대로 너무 쉬우면 지루하고 따분해서 즐겁게 하기가 어렵다.


딸이 공부한 대로 알려준, 몰입의 조건이자 행복의 조건이 소소하고 할 만해서 하고자 하는 일의 대부분을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자식들이 장성해 어느 정도 시간이 생기고, 현직에서도 물러나면서 평소의 '몰입 훈련' 덕을 톡톡히 보고 다.


매일 아침, 기록하는 다이어리에는 하루 동안 해야 할 작은 목표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감사 일기 쓰기, 켈리그래피로 성경 필사하기, 브런치와 미래의 책을 위한 글쓰기 3시간, 궁금했던 장르의 책 읽고 인증하기 40-50분, 듣고 싶은 유튜브 들으며 하루 한 가지 별미 요리 만들기, 오디오북 들으며 특정한 곳 집 안 정리 30분, 격일로 남편과 소통하는 산책 1시간, 정원 돌보며 꽃 사진 찍기 연습 1시간, 소품 만들고 격일로 인스타에 올리기 2시간, 손 풀기를 겸한 피아노 연습 30분, 점심 먹고 졸리는 시간에 인스타 대댓글 쓰기, 요일별로 친구나 딸과 점심 먹기, 봉사활동 등등.....  


서두에 '요즘, 언제 행복하세요?"란 물음에 별 고민 없이 대답할 수 있음도, 밋밋한 일상의 작은 몰입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평범한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한편으론 다양한 분야의 고수들로부터도 주눅들지 않고, 나만의 적절한 보폭으로 성취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더불어 몸이 아프지 않았고, 평탄한 하루였음에, 그리고 시간을 성실하게 보냈으니, 다이어리에 체크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건 분명하다.




일상을 열심히 꾸려 가시는 분들께, 정원 회양목을 전지하고 남은 잎으로 만든 리스를 공유합니다.

['서툰 인생, 응원합니다.' 연재 브런치 북은 만든 소품을 함께 올리고 있습니다.]  


정원 회양목으로 만든 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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