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가드너 Apr 27. 2024

언제 행복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일상의 몰입이 가져다준 행복


매주 월요일에는, 헬스장에서 근육 트레이닝(PT)를 받고 있습니다. 한참 비즈니스를 할 때, 몸이 힘들어 우연 반 필연 반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5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요. 평소에 운동이랑은 담쌓고 살다가, 저에게 맞는 눈높이 훈련을 한 덕에 꾸준히 재미있게 하는 중입니다.   


며칠 전에도 운동 가서, 러닝머신에서 달리기하며 수업 전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머리를 질끈 묶고, 땀을 흘리며 뛰고 있는데 코치가 다가와 안부를 묻더니, 뜬금없이 "요즘언제 행복하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는 분이어선지 늘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하는데요. 잠시 하루를 비디오처럼 떠올리다가 " 몰입했던 하루의 루틴을 잘 끝내고, 잠들기 전, 다이어리에 하루를 체크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라고 대답했어요. 하루 동안 몰입하며 순간순간 행복했단 말이었는데 답이 길고 생뚱맞기도 해서 보충 설명을 했답니다.  

 



이런 몰입 훈련은 오래전부터 해왔는데요. 딸이 대학원을 다닐 때, 칙센트 미하이(Csikszent Mihalyi)의 “몰입의 즐거움과 긍정적 몰입이 행복감의 원천”이란 이론을 저에게 소개했습니다. 한참 열심히 사업을 하고 있던 엄마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알려 준 것 같아요. 그전에도 몰입이 중요하다고 막연하게는 들었지만, 딸이 알아듣기 쉽게 핵심을 잘 설명해서 많은 도움이 되었었는데요.  일상에도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지금까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몰입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목표와 규칙이 명확"해야 하는데요. 크고 작던,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호회 베드민턴 대회에서 상품을 준다면, 연습이 지겹지 않을 거고, 마감 시간이 임박해 글을 써야 하면, 누가 옆에서 뭐라 해도 집중이 잘되잖아요. 작아도 확실한 목표설정이 중요합니다. 


2) "결과물에 피드백을 바로 받을  있어야합니다. 한 일에 대해 피드백을 바로 받으면, 순조롭게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그다음 과정으로 가기가 수월하니까요.  


 3) "적절한 과제의 난이도"가 필요한데요. 목표는 할 수 있는 역량보다 조금만 높게 세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긴장하고 불안하며, 반대로 너무 쉬우면 지루하고 따분해서 즐겁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교육사업을 하며, 학생마다의 능력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유입니다.


 딸이 공부한 대로 알려준, 몰입의 조건이자 행복의 조건이 소소하고 할 만해서 이 범위를 지키려고 노력했는데요. 실제로 비즈니스에도 도입해 효과를 봤고, 현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동안 해왔던 '몰입 훈련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기록하는 다이어리에 몰입해서  작은 목표를 빼곡하게 적습니다. 감사 일기 쓰기에서부터 시작해 성경 필사하기, 글쓰기 3시간, 책 읽고 인증하기 40-50분, 하루 한 가지 별미 요리 만들기, 집 안 정리 30분, 매일 운동 겸 산책 1시간, 소품 만들고 인스타에 올리기 2시간 등등인데요. 제 수준에 맞춰 있으니 크게 부담이 없어서 모든 루틴을 즐겁고 행복하게 완료합니다. 처음부터 저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운동 코치의 "요즘, 언제 행복하세요?"란 질문에 별 고민 없이 대답하는 것도, 다양한 일상의 작은 몰입으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어릴 적 명절 때나 받아본 종합 과자 세트 같은 선물이요. 여기에 몸이 아프지 않고, 루틴을 지킬 수 있는 평탄한 하루를 보냈으니, 다이어리에 체크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건 분명합니다.

 



일상을 열심히 꾸려 가시는 분들께, 정원 회양목을 전지하고 남은 잎으로 만든 리스를 공유합니다.

  

정원 회양목으로 만든 리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