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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Jun 29. 2024

뉴욕의 여름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꽃이 주는 작은 선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한여름의 정원은 보란 듯이 화사합니다. 성실하게 열일 중인 꽃들을 보면, 더위에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요. 더운 날씨에 축 처져 있다가도 물 한번 듬뿍 주면, 씩씩하게 다시 살아나니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어요. 지친 몸을 위로하라는 '꽃이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도 여겨집니다.





선물 1 겹접시꽃(Holy hock)

대표적인 여름꽃으로 꽃말은 단순, 평안, 다산, 풍요인데요. 한 번쯤을 읽어봤을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의 그 접시꽃입니다. 왜 아내를 많은 꽃 중에서 접시꽃이라고 비유했을까? 하고 곰곰이 관찰했는데요. 접시꽃은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도 튼튼한 줄기에 딱 붙어 흐트러짐 없이 피어 있더라고요. 아마 어떤 상황에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비유하고 싶은 게 아닌가? 란 추측도 했습니다. (개인적 의견임을 밝힙니다.) 


특이한 점은, 씨를 뿌리면, 그해에는 꽃을 피우지 않고, 다음 해부터 줄기에서 꽃이 핍니다. 첫해에는 뿌리를 튼실하게 하는 데 집중한다고 해요. 연한 살구색으로 프릴 달린 듯한 꽃이 손바닥만큼 크고, 우아해서 씨 뿌리고 일 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예쁘네요.  





선물 2 버들 마편초(Verbena)

 번식력이 강하고, 11월까지 피고 지는 꽃이라 정원에서 인기가 많은 꽃입니다. 훤칠한 키에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거리는 아주 매력적인 꽃인데요. 꽃말은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다른 식물이나 꽃과도 어우러짐이 좋고 보라색이라 어디에 심어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보여 줍니다.

 




선물 3 천일홍(Gomphrena)

화려하거나 눈에 띄게 예쁘진 않지만, 오랫동안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인데요. '영원한 사랑, 불후, 불변의 사랑'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어, 신부들에게 사랑받는 꽃입니다. 특히나 꽃의 모양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말릴 수 있어 드라이플라워와 소품 만들기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매해 씨앗 파종을 하고 있습니다.  





선물 4 한련화(Nausturtium)

대표적인 식용 허브꽃으로, 쌉싸래한 후추 맛이 나서, 비빔밥이나.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약용이라 항생제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연잎을 닮은 잎 또한 매력적이죠? 가을까지 계속 피고, 지는데, 씨앗이 팥알만큼이나 커서 파종하기도 쉽고요. 키우기도 수월하고, 활용도가 많아서 해마다 씨앗파종 하고 있어요. 꽃말은 '애국'이라고 합니다. 





선물 5 에키네시아(Echinacea)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허브꽃으로, 개화기간이 길고, 햇빛에 강한 대표적 여름꽃입니다. 약용식물로도 효능을 인정받아 알레르기와 항바이러스를 위한 제약의 원료도 많이 쓰입니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인데, 한번 심으면 해마다 꽃을 볼 수 있는 상큼하고, 아주 매력적인 꽃이에요.





선물 6 샤스타데이지(Shasta Daisy)

선명한 노란색과 흰색 꽃잎이 순수하고 깨끗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입니다. 국화과의 봄과 여름에 피는 꽃으로 계란 프라이를 닮았다고 해서 일명 '계란 꽃'이란 별명이 있답니다. 꽃말은 '순결과 신뢰'인데요. 왠지 모르게 낙천적인 에너지와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주는 명랑한 꽃입니다.

 




선물 7 수국(Hydrangea)

여름 정원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수국이죠. 오래전부터 수국 사랑에 빠져 조금씩 심고, 가지치기하며 정성을 쏟았는데, 올해엔 다채롭고 풍성한 꽃을 피워주니 감동이더라고요. 지나가는 동네 분들도 한 번씩 보고 가기도 해서 아예 윌컴 싸인 판까지 걸어 두었습니다. 편하게 보시라고요. '변덕, 변심'과 동시에 '진실한 마음'이라는 상반된 꽃말이 있으니 재미있죠? 사랑하면서도, 가끔은 변하기도 하는, 그러나 마음만은 진실하다는 것을 알려주나 봅니다. 

      



 

여름 정원의 꽃들도 처음에는 빈약하고, 볼품없었습니다. 씨앗 파종한 많은 꽃이 뿌리가 잘 내릴지 조마조마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지루하기도 했고요. 간혹, 인터넷으로 주문한 꽃이 너무 작아 실망할 때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물을 줘야 하고, 모기의 유혹도 견뎌내야 합니다. 억센 잡초가 꽃을 괴롭히지 않도록 부지런히 뽑아줘야 하고요. 얼굴이 햇볕에 그을리고, 손이 거칠어지는 것은 그러려니 감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기다림의 설렘이 있고, 정원지기의 땀을 기억해 주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답을 하니 여름 정원은 꽃들의 고마운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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