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은 그러니까 두렵다고 했다. 그가 말한 감정이 전혀 낯설지 않았고 그 두려움이 도움이 됐다.마음을 풀어놓는 게 부끄러웠지만 내놓고 있다고 나도 무척 부끄러웠지만 내놓으면서 주저하는 마음이 있었거든. 멈칫하고 다시 살피고 내 언어를 검열하면서 망설이면서 이런 걸 내보여도 되는지, 그런 마음이 계속 맴돌아서 괴롭혔다. 유난히 차분하고 잘해 보였던 저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는 게 두려웠지만 보여준다면 나도 그래도 괜찮았던 거구나 안심하는 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