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 훈 Aug 28. 2022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여행

#행복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나는 항상 성격이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하기에 스케줄을 짜고

시간을 모두 맞춘 후에 맛집과 경치 좋은 카페를 찾고

주변의 관광지 거리를 계산하고 떠난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은 항상 장점과 단점이 존재했다.

중간에 어디를 가야 할지 찾아보는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고

확실히 찾아보고 떠난 여행이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점과 경치 좋은 카페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반대로 여행을 하던 도중 좋아 보이는 곳이 있고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어 더 머무르고 싶어도

다음 장소에 가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움직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길을 걸으며 주변에 시선을 두고 지적이는 새소리,

추적이는 비를 바라보며 멍하니 보내는 시간,

잠시 평온한 곳에 도착하여 눈을 감고 감각을 휴식하는 것과 같이

사소한 행복을 놓치게 된다.

그렇기에 여행을 다녀온 곳 중 가장 기억이 오래 남는 장소는 제주인 것 같다.

서해와 동해에도 바다는 있지만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 제주,

그곳의 바다는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너무나 푸르게 빛난 기억이 난다.

푸른 빛깔 물결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맑음은

잠시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도 헛된 시간이 아닌,

행복을 가져다준 순간이라는 걸 제주 바다에서 배운다.

그곳은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너무 계획적이지 않은 유동적인 장소였기에

사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고 모든 감각의 휴식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나의 성격과는 다르게 잠시 떠난 휴식 속에서

여행의 깊은 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보통의 직장인은 평일에는 회사를 가고 주말에는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주말은 평소에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잠시 핸드폰만 들여다봐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그렇기에 주말에 쉽게 어디를 마음먹고 떠나기란

계획 짜고 가야 된다는 부담감과 무언가를 챙기고 떠나야 되는 귀찮은 감정,

정말 여행을 가서 힐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쉽게 옮길 수가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정말 계획적인 성격 탓에 여행을 갈 때도 모든 것을 알아보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나였지만, 훌훌 떠나버린 무계획적인 여행 속에서

너무 큰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

'무계획도 나의 행복을 위한 하나의 계획일 수 있구나'라고


오늘도 바쁜 하루를 살고 있고, 앞으로도 바쁜 날들이 계속된다면

한 번쯤은 훌훌 떠나는 시간을 잡아보자.

무계획적인 여행이어도 된다. 그저 떠나는 시간에 의미를 두고 시작하면 된다.

분명 그렇게 시작한 여행은 작은 것들에 시선을 던질 수 있게 하고

위로받지 못한 감정을 자연 속에서 회복되게 할 수 있다.

오늘, 지금 날짜와 장소만 정하고 떠나자

그곳에서의 행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이전 16화 자신을 바꾸는 것보다 채워나가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