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화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극장에 가면 엔딩크레딧을 끝까지 기다리는 습관이 생겼다.
반전까지는 아니라도 후속 편에 대한 실마리가 있을까 봐.
올여름, 47일간 밤낮없이 상영된 너라는 영화가 마침표를 찍고
천천히,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다.
의미를 알아볼 수 없이 흐릿한 자막들이
모두 지나간 뒤 3분이나 더 기다렸지만,
기대한 쿠키 영상은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완벽히 닫힌 결말.
상영관의 불이 하나 둘 켜지고
다음 영화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분주함에 못 이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저 문 밖을 나가 현실로 돌아갈 시간.
압도적인 몰입을 선사한 너에게 감사를 표하며
터덜터덜
극장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