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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가격 반등, 석유화학의 긴 겨울의 끝인가

by 원솔


에틸렌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비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기초 원료입니다.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정제해 얻는 이 물질은 석유화학 산업의 심장과도 같지요.


그런데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에틸렌 가격은 곤두박질쳤고,

석유화학 기업들은 오랜 불황의 터널을 지나야 했습니다.


하지만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에틸렌 스프레드’가

오랜만에 MT당 200달러를 넘어선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50~17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회복의 기운이 감지됩니다.

물론 흑자를 내려면 최소 250달러 이상은 되어야 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30달러가량의 개선을 통해 “적어도 바닥은 찍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반등 뒤에는 중국의 공장 가동률 하락,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감산이 자리합니다.

공급을 줄여서라도 수급 균형을 맞추려는 몸부림이죠.


여기에 정부와 업계는 합의 끝에 에틸렌 설비의 최대 25% 감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 고통을 수반하지만, 결국은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지금 눈여겨봐야할 기업


LG화학은 국내 최대 규모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배터리 등 비화학 분야와의 균형이 강점입니다.

롯데케미칼은 구조조정 핵심 플레이어로, 협력·통합 이슈가 곧 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다.

YNCC는 에탄(Ethane) 전환을 준비 중인데, 이는 원료비 절감의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스페셜티 제품과 에너지 사업의 확장성이 기대됩니다.


다만 지금은 ‘큰 상승장’을 기다리기보다, 바닥에서 기회를 찾는 시기로 보는 편이 더 현명합니다.

분할 매수, 그리고 기업별 전략 분석이 필요합니다.



석유화학은 ‘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우리 생활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에틸렌 가격의 작은 반등이 단순한 숫자 변화로 끝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 조금씩 올라오는 이 신호가,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이 여전히 적자 구간이지만, 더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신호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이 현실화된다면, 이 흐름은 장기적인 회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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