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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프라 투자가 기회?

by 원솔


“인프라는 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낮다.”

호주 IFM인베스터스의 카일 만지니 글로벌 인프라 담당 헤드가 전한 말입니다.


AI의 확산과 일상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광케이블, 전력 인프라 같은 디지털 기반 시설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AI 시대의 금맥’이라고도 부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고,

그 흐름을 지탱하는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인프라 투자의 매력은 안정성과 성장성의 균형에 있습니다.

공항, 항만, 수처리 시설 같은 전통 인프라는 경기 변동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보여줍니다.


반면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같은 디지털 자산은 폭발적인 수요 덕분에 장기적 성장성을 담보합니다.


글로벌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의 15% 이상을 인프라에 배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싱가포르투자청, 호주 국부펀드, 네덜란드 연기금까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는 어디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직접 인프라 자산을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상장 기업과 ETF를 통해 충분히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Equinix,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를 주도하는 Digital Realty

재생에너지 전환 속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흡수하는 NextEra Energy

인프라 자산 전반을 포괄하는 Brookfield Infrastructure Partners까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들입니다.


기업별로 이슈와 경쟁력을 설명드리면


Equinix (EQIX)


이슈: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인터커넥션(서로 다른 네트워크·클라우드·기업 시스템을 데이터센터 안에서 직접 연결하는 것) 수익이 처음으로 4억 달러를 넘어섰고, 총 인터커넥션 수는 49만2천 개까지 증가했다. 클라우드·AI 워크로드의 상호연결 수요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AI-Ready 데이터센터 성장을 위해 대체에너지 파트너십 확대와 이사회 보강 이슈도 있었다.


경쟁력: Equinix의 해자는 ‘중립적 코로케이션 + 초고밀도 인터커넥션’ 플랫폼이다. 하이퍼스케일러·통신·엔터프라이즈를 한 지붕 아래에서 직접 묶어주는 구조라 전환비용이 크다. 매출은 전년 대비 성장했고 50% 수준의 조정 EBITDA 마진을 유지했다. 다만 AI 전력밀도 상승에 대응한 CAPEX 부담이 단기 마진을 누를 수 있다.


전망/리스크: 전력 가용성과 부지·인허가 속도가 가장 큰 변수다. 인터커넥션은 경기와 무관하게 네트워크 효과로 잠식되기 어려운 수익원이므로, AI 수요의 직접 수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조달·친환경 전력 연계 확대가 관건이다.


Digital Realty (DLR)


이슈: 2분기 매출 14.9억 달러(전년 대비 +10%), 순이익 10.5억 달러, 조정 EBITDA +13%로 견조했다. 신규 리스도 기록적 수준이었고, 북미 중심의 개발 파이프라인과 ‘미국 하이퍼스케일 펀드’ 출범 등 AI 캐파 확장 수단을 다변화했다. 동시에 전력 조달·그리드 병목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


경쟁력: 글로벌 메가-캠퍼스와 클라우드 온램프, 사모/펀드 구조를 통한 자본 유연성이 강점이다. 자체 대차대조표만으로 확장하기보다 펀드·JV로 레버리지를 분산하는 전략은 유효하다.


전망/리스크: AI 수요는 탄탄하지만, 전력 인입·냉각 같은 물리적 제약을 얼마나 빨리 풀어내느냐가 성과를 가른다. 규제·전력요금·그리드 대기열은 지역별 차이가 크므로, 포트폴리오의 지리적 배분과 전력 장기계약이 밸류 드라이버가 된다.


NextEra Energy (NEE)


이슈: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 상회. AI 데이터센터 및 하이퍼스케일 수요로 재생에너지 부문 성장이 두드러졌다. 다만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불확실성 뉴스로 단기 주가 변동성은 있었다. 최근 미국 내 노후 원전 재가동 트렌드의 수혜도 받고 있다.


경쟁력: 미국 최대급 재생에너지·송배전 자산 운영 경험과 대형 고객과의 장기 PPA 체결 능력이 핵심이다. 데이터센터 전력은 24/7 안정성이 필수라, 재생·원전·가스·저장장치의 믹스를 총량 조달할 수 있는 사업자가 유리하다.


전망/리스크: 전력 수요 상향과 원전 재가동이 멀티-이어 성장축이 될 수 있다. 다만 정책/규제 리스크(세액공제·요금 인가)와 금리 민감도는 상수이므로, 분산·장기 접근이 합리적이다.


상기 개별 종목이 아니라 조금 더 안전하게 접근하고 싶다면

Global X Data Center & Digital Infrastructure ETF(VPN)

iShares Global Infrastructure ETF(IGF) 같은 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일부 기관들이 안정적인 인프라 자산에 레버리지를 얹어

수익률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포트폴리오를 무너뜨릴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레버리지’보다는 ‘분산’이 정답입니다.


인프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AI는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고,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더 많은 디지털 인프라를 요구할 것입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프라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시대의 기반이자

새로운 성장의 뿌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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