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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쥴리 Oct 20. 2023

공시생 포기 후, 한 달 만에 취업 성공?

공시생을 포기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내 가치관이 달라졌다.

1. 과거 경험들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일을 찾더라도, 그게 전부라는 생각하지 않기 (점점 영역 넓혀가기)

2.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서 하고 싶은 걸 선택하기 (그게 무엇이든 도전하기)

3.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지 않기로! 나다움은 나답게 채우기




해보고 싶었던 첫 번째 직업: 항공 보안 인터뷰어

항공 보안 인터뷰어는 공항에서 체크인 전 미주행 탑승객들의 보안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이다. 당시 미국 입국 시 보안이 강화되고 있던 시기였는데,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등 여러 항공사에서 미주행 탑승객 보안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시점이었다.


출처: 매일경제

새롭게 생겨난 직무다 보니 항공 보안 인터뷰어(프로파일러)에 대한 정보는 없다시피 했다. 이것저것 찾다가 우연히 현직 항공 보안프로파일러의 기사 인터뷰를 발견했다. 기사에 적힌 메일로 그분께 이메일을 보내봤지만 반송되었다. 그렇다면.. 뭐 직접 경험하는 수밖에.


당시 A와 B 두 보안 회사에서 항공 보안 인터뷰어를 모집 중이었다.

A 회사: 3일 뒤 모집 마감

B 회사: 일주일 뒤 모집 마감


3일 뒤에 마감하는 A의 모집 공고에 구체적인 영어점수 커트라인이 나와 있지 않았다. 수험생활 2년이 흐르면서 영어점수 유효기간이 일찍이 만료된 나에겐 "영어 가능자"라고만 적힌 모집 공고에 눈길이 갔다. 일단 점수에서 걸러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A에 먼저 연습 삼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의미가 있을까? 시간 낭비가 아닐까? 난 준비된 것도 없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영어를 일상처럼 사용하는 직업인데... 아무리 영문학과를 나오고 교환학생을 다녀왔어도 수험 기간 2년 동안 입을 닫고 있었기 때문에, 회화 실력은 녹슨 지 오래였다.


아 몰라. 지금이 아무것도 없는 바닥이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잖아.
그냥 해보자.

일단 지원해 보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나를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는 아무것도 없었다. 유일하게 남은 한국사 1급 자격증이 썩 도움 되어 보이진 않았다. 모집 공고에서만 점수를 요구하지 않았을 , 사실상 내게는 '지원만 가능하다'였다. 내세울 만한 매력적인 무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객관적인 서류로는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머리를 굴리던 순간 떠올랐다. 포트폴리오! 이왕 시도할 거라면 준비한 보람이라도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걸까? 갑자기 어디서 나온 대담함인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목표는 확실했다. '나를 증명해야겠다'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공고를 확인한 날, 바로 파워포인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팀플이나 발표가 없다시피 한 영문학과를 졸업한 나는 사실 파워포인트로 뭘 만들어서 제출한다는 게 낯설었고,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지도 잘 몰랐다. 그러나 화려한 스킬이 없다고 주눅 들기보다 본질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라는 사람을 알린다는 것 자체. 오로지 그 메시지 전달에만 초점을 맞췄다. 결국 총 17장의 ppt를 만들어 입사 지원할 때 첨부했다.


그리고 며칠 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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