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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쥴리 Oct 20. 2023

용기도 습관이 될까?

어느덧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들이 내 유튜브에 차곡차곡 쌓였고, 유튜브를 꾸준히 하고 있는 덕분에 갤럭시 팬큐레이터 대외활동지원할 수 있었다. 합격 후 회사를 다니면서 휴무일마다 활동을 하러 다녔다. 몇 개월의 대외활동이 끝나자마자 인천공항홍보하는 SNS 공모전에 참여했다. 한 달 뒤, 제주도를 홍보하는 제주 SNS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 연차를 내고 제주도로 떠났다. 이 공모전 영상은 특히나 공들인 만큼 수상을 기대했던 나로선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그 영상에 담긴 나의 모습은 당시 가장 행복해 보이는 모습들로 가득했고 그것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또 도전하면 되니까!


그리고 겨울이 되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영상 공모전에 지원했다. 그로부터 2주 뒤, 이번에는 소상공인의 상품을 홍보하는 소소 공모전에 지원하였고 수상의 결실을 맺으며 2019년을 마무리하였다.


29살의 나는 대외 활동과 공모전에 꽂혀 사냥하고 다녔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잡식성 도전을 했다. 스펙을 쌓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라서 일관성도 없었지만 그냥 하고 싶었고, 재밌어 보여서 했다. 회사는 즐겁게 다니고 있었고, 단지 취미에 진심인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내가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전하는 과정 자체를 즐겼다. 공모전 공지를 확인할 때마다 설레는 순간들, 해당 주제에 맞춰서 어떤 영상을 찍고 편집할지 고민하는 순간들. 모두 내게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새로운 걸 시작할 때마다 두려움은 여전히 있었지만, 미리 걱정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생기면 직접 부딪치려고 했다. 도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문을 두드릴 수 있느냐'였다. 바로 실행력. 그 용기를 시작으로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힘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처음부터 마구 용기가 생기는 사람은 없다. 작은 용기가 모여 자신감이 쌓인다. 그 용기는 다음 용기로 이어지고, 또 다른 용기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용기를 내서 얻은 사소한 경험들이 쌓여서 결국 내 안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게 해 주었고 결국 용기도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나는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하는 걸까?
그래서 자꾸 이것저것 도전하려는 걸까?


문득 '내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나?'라는 물음과 함께 들었던 생각이었다. 아무리 용기를 낸다 하더라도 원래 도전을 즐겨하던 사람도 아니었을뿐더러, 심지어 직무 발전이나 자기 계발 목적을 위한 것도 아닌 단순한 취미 활동을 재밌다는 이유 하나로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근데 나중에야 깨달았다. 활동을 하든, 개인적으로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든 내가 관심 있는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걸 내 삶의 활력으로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것에 가치를 두고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바로 뛰어드는 사람이었다. 이전에는 단지 내가 좋아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몰랐고, 이러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이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발견하게 된 나의 진짜 모습이었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다른 활동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다. 퇴근 후에 집에 오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쉬고 싶다. 자기 전까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느라 시간을 다 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닐 때가 많다. 근데 그러한 생활을 지속하면서 휴식이 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면 모르겠는데, 그런 시간을 보내면 자책할 때도 있다. 그런 본인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금씩 움직여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씩 하고 나니 몸은 바빠져도 마음은 편해지기 시작했다. 혼자 꼼지락거리면서 영상을 만들든, 운동을 하든, 무언가를 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렸고 에너지를 얻었다. 다들 본인만의 방식을 찾아 에너지 얻는 삶으로 가득 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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