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늘 내가 옳다고 한다.
세상에 티끌만 한 지식으로, 작은 경험 하나로 전부를 해석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늘 말하거나 글을 쓸 때에 다시 한번 생각하나 아쉽긴 어쩔 수 없다.
‘검수완박’이 국회를 통과했다.
검찰 조직이 어디로 나아갈지, 경찰은 또 어디로 갈지 불분명한 상태다. ‘중대범죄 수사청’을 만든다는데,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없앤다는데 국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국가의 사법체계가 바뀌는 일이 어찌 정쟁의 대상일까.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고, 범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체계를 새로이 하는 일이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여 대책을 마련할 일이다. 다수결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지난 5.2부터 마스크 야외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많이 해제되었다. 대통령 인수위에서 아직은 더 지켜보아야 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정치적 해석을 떠나 우리는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로 고생이 많았고, 앞으로도 개인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월드 스타’이며 원조 한류 스타 강수연 씨가 7일 오후 별세했다.
뇌출혈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진 지 3일 만에 세상과 작별을 고한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고인의 나이가 55세라는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있을 때 먼발치에서 레드카펫 위를 걷는 강수연 씨를 봤다. 또는 무대 위의 당당한 모습도 지켜봤다. 내가 시의회에 근무할 당시엔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도와달라고 시의회 의장실을 방문했다. 흔한 일이 아니다. 의장님 면담에 배석을 한 후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월드 스타와 사진을 찍다니,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지금 보아도 멋진 모습이다.
강수연 씨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참여하여 애정을 갖고 진심을 다했다. 2015년 7월에 임기 3년의 공동집행위원장에 선출되어 제20회 영화제를 치렀고, 2017년 10월 제22회 영화제를 끝내고 조기에 사퇴했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 문제를 계기로 부산시와 영화제 조직위 간에 갈등이 촉발되었다. 그 후로 부산시와 감사원 감사, 정부 지원금 삭감,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검찰 고발, 영화인들의 영화제 참여 보이콧 등 영화제 개최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숱한 고난이 있었다. 그런 어려운 시기에 강수연 씨가 집행위원장을 맡아 한편으로는 부산시를 압박하고, 또 한편으로는 영화인을 설득하는 노력을 다해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하지만 2017년 8월 영화제 사무국 직원 일동이 성명서를 통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조속한 복귀와 부산시장의 공개 사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책임 있는 조치 등을 요구하자 김동호 조직위원장과 함께 동반 사퇴했다.
최근 연예계 유튜버 이진호 씨는 "안 하겠다는 사람을 올려서 영화제를 겨우 살려놨더니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래를 위해서 억지로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퇴임식조차 치러지지 않은 채 초라하게 부산국제영화제와 결별해야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던 터라 이때 강수연이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녀의 별세 소식에 과거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생각했다. 개막식 초대권을 구하려고 동분서주한 기억도 새롭다.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구석진 사각에서 비를 맞으며 본 적도 있다. 해운대구에 근무할 당시엔 영화의 전당의 청소부터 주변 환경정비, 영화인들과 함께하는 달맞이길 걷기 행사 등 영화제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녀는 왜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을까. 그녀가 없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잘 가고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녀를 내친 사람들은 얼마나 큰 열정으로 영화제를 보듬고 있을까. 우리는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더 성숙되고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