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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선 Jul 05. 2024

뮌헨에 있는 '영국정원'에서 찾은 "여유"

그리고 한켠에는 내 얼굴만한 맥주잔에 맥주를 가득 담아서 유럽식 소시지와 플레첼 후렌치후라이와 함께 맥주를 먹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 내가원했던 게 이거지,' 싶었다. 우리는 쌀국수를 먹었지만 그들의 휴양에 함께 하기 위해서 맥주와 먹거리를 사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누웠다.

유럽 하면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여유 였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 나라랑은 다르게 그 나사라 사람들은 교육이든 생활 방식이든 여유 로워 보였다. 뮌헨에 출발하기전 가장 하고 싶었던건 해가 쨍한 잔디 밭에돗자리를 깔고 누워 책 한권 읽으며 쉴 수 있는 여유 였다. 30분이 됐든, 1시간이 됐든 시간이나 장소, 그리고 사람에게 구애 받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생각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내가 원했던 만큼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아이와 함께 뮌헨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한국에서 다니고 있던 학원이나 해야 했던 일일 학습은 모두 한국에 두고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출발할 때 뮌헨에서 읽을 책 만 챙겨서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린 뮌헨에 있는 동안 가방에 책과 돗자리가 항상 들어 있었다. 길을 가다가도 돗자리를 펼치고 싶을 때 장소만 생긴다면 돗자리를 펼쳐들었다. 이날도 그런 날이었다.

신랑과 아이와 함께 마리엔플란츠에 위치한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그곳은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 이곳은 내가 한달동안 있으면서 단골집이 되었다. 우리가 몇번가니 우리가 시키는 메뉴를 미리 알정도 였다.

쌀국수의 육수가 진하고 깔끔 했다. 양지도 부드러웠고, 고수와 매운고추 레몬즙을 함께 따로 함께 내어 주는데 함께 먹는 맛의 궁합이 환상적이었다. 아이도 좋아하는 메뉴라서 자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린 근처 "영국정원'으로 가기로 했다. 영국정원을 가려고 나온건 아니였지만 배도 부르고 사람이 적은 곳에 가서 시간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을 다함께 모았다. 마리엔플란츠 공원에서 트램을 타고 15분 정도 거리에 뮌헨에서 유명한 "영국정원" 있었다. 영국도 아니고 뮌헨애 영국정원이라니?? 이름이 조금 의아 했지만 도착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유럽 사진이나 그림에서 보던 것과 같이 넓게 펼쳐진 잔디 밭과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편안한 차림으로 해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 했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나도 유럽인이 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뿌뜻하기도 하고 자신감이 솓아 오르는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기분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약간의 흥분상태 였다. 한켠에는 내 얼굴만한 맥주잔에 맥주를 가득 담아서 유럽식 소시지와 프레첼, 후렌치후라이와 함께 맥주를 먹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독일하면 맥주지! 그래 내가 원했던 게 이거지,' 싶었다. 우리는 쌀국수를 먹었지만 그들의 휴양에 함께 하기 위해서 맥주와 먹거리를 사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급하게 간 영국정원이었지만 우리도 그들과 함께 합류해서 물놀이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돗자리에 누워서 한가롭게 책도 읽었다. 이 모든게 내 가방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하다. 한달 먼저 독일에 들어갔던 신랑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인지 내 가방안에는 아이의 수영복, 돗자리 ,우산, 책이 항상 들어 있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1년동안 해가 나오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해가 쨍 하게 뜨는 날이라면 무조건 해를 즐기로 나온다고 한다. 공원이었지만, 중간에 물이 흐르고 있어서 비키니 차림인 사람들도 많았고, 남자들도 팬츠만 입은 사람들도 많았다. 누워서 해를 즐기는 사람,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돗자리에 앉아서 보드게임을 하는 가족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이 나라 사람들이 휴양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내가 뮌헨에 갔던 7월달은 유럽인들의 여름 휴가철이었다. 그래서 날씨도 좋았다. 푸른 하늘에 해가 쨍한 그런 날들이었다. 그들은 멀리 여행을 가기 보다는 가까운 근교에 물과 해가 있으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다. 그런 모습들이 정말 인상깊었다. 또 부러웠다. 나도 한국에 가면은 가족들과 근교에 있는 야영지나 산을 찾으러 가야지라고 마음 먹었다.


 내가 만약 유럽에 국내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면 이런 여유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유명관광지를 가고 또 시간에 맞춰서 다함께 밥을 먹고 또 다른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서 떠났을 것이다. 이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을 두고 아이와 함께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오로지 두 다리와 스마트폰 지도 맵만 믿고 이렇게 아이와 다닐 수 있다는게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다가 잔디밭이 보이면 돗자리를 깔고 시간을 보냈다. 가족과 함께 있는 보낼 수 이 시간의 기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관광지를 돌아 다니는 것도 좋았지만 나도 좋았고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 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에게는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정원에서 놀고 있는데 중간에 비가 왔다. 우리 나라 같았으면 비를 피했겠지만, 금방 그칠  소나기 라는것을 알고 있었다. 뮌헨은 햇빛이 쨍하다가도 예고도 없이 막쏟아졌다가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해가 나곤 했었다. 그래서 무지개를 자주 봤다. 급하게 내리는 비 또한 우리에게는 하나의 추억이 됐다. 그뒤로도 우린 영국정원을 자주 찾았다. 돈을 주고 입장하는 워터파크보다 쓰릴 있고 자유로운 휴양을 즐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잊지 못할것 같다. 물 줄기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줄기 맨 위에는 물살도 강했지만 수심도 깊었다. 영국정원은 넓었다. 알고 보니  있던 그 곳은 도심속 서핑을 즐기는 유명한 장소 였다.  우리가 있던 곳도 사진상으로는 물살이 잔잔해 보이지만 중간에는 물살이 좀 강했다. 물살을 가르며 노는 물놀이는 국내 워터파크보다 재미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물놀이를 한번 하려고 하면은 워터파크나 풀빌라등 돈을 내가 즐겨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넓은 잔디 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볼 수가없다.  여기서는 그런 모습들이 이상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고 자유로웠다. 그런 모습을 보고, 느끼고, 한국에 들어가서도 이런 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었다. 한국에와서는 비키니를 입진 못하지만 그래도 뮌헨에서 즐기던 여유로움은 계속 느끼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뮌헨에 한달동안 다녀와서 바뀐 점 중에 하나이다. 여유는 느긋함과는 다른 것이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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