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도전기 1

야심 찬 첫 도전, 산뜻한 실패

by 다해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려면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 글을 써도 좋다는. 이 권한을 부여받기 위해 오수를 했다. 첫 시도는 아주 간단하고 산뜻했다. 지하철을 혼자 타는 것이 무서웠던 시절, 글짓기 대회에 여러 번 나가보기도 했고, 상도 몇 번 타본 경험이 있으니 이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


적당히 작가소개를 하고, 적당히 글 목록을 만들고, 적당히 글을 썼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줄줄이 썼다. 이미 작가가 되었다는 붕붕 뜬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나열했다. 필명에는 특히 어마어마한 공을 들였다. ‘공개된다는 것‘에 상당히 신경 썼기에 보이는 것에만 촉각을 곤두세웠다. 필명을 정하는데만 며칠이 걸린 것 같다. 나머지는 그냥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몇 가지 써서 제출했다. 결과는? 안 알려줘도 알 것이다.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이 관문을 너무 쉽게 생각했나 보다. 찾아보니 브런치 N 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기 위해 몇 번이고 도전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브런치스토리 작가에 도전하기 위한 모임도 있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진행하는 그 모임의 목적은 오로지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는 사람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한 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거기에 나는 포함되지 못했을 뿐.


나도 그 그룹에 끼고 싶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고 싶었다. 네이버와 유튜브에 ‘브런치 작가’를 검색했다. 브런치 작가 합격 후기,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브런치 N 수 중인 후기가 쏟아졌다. 여러 개의 영상을 보고 글을 읽었다. 모두가 같은 말을 했다. ‘독자’를 생각하라는 것. 과연 누가 내 글을 읽고 싶은가. 브런치스토리는 왜 나를 작가로 받아주어야 하는가. 이 두 가지를 생각해야 했다. 왜 이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을까?


브런치스토리도 하나의 플랫폼이다. 많은 사람이 유입되면 좋다. 좋은 작가가 글을 쓰고, 그 글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가 유입되기를 바란다. 독자가 작가를 좋아하고, 작가의 후속작을 기다리기를 바란다. 작가는 꾸준히 플랫폼에 글을 업로드하고 독자는 꾸준히 플랫폼에서 작가의 작품을 읽는 선순환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서. 그러기 위해서 작가는 독자가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써야 한다.


작가는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 가지고 있는 생각, 경험했던 것, 느꼈던 것. 무엇이던 상관없다. 하지만 그 내용을 독자가 궁금해해야 한다.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것이라고 하면 또 너무 추상적이다. 내 글을 읽어줄, 내가 아닌, 가족이 아닌 제삼자. 브런치스토리 작가 권한 승인 담당자다. 담당자 눈에 재미있겠는걸, 또 다른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은걸. 이런 생각이 들면 성공한 거다.


원래 모든 스토리에는 실패와 성공이 있다. 주인공이 그냥 성공만 하고 있으면 그 이야기는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꼴 보기 싫은 거 아닌가. 너무 거리감 들고 별로 응원해주고 싶지 않을 거 같다. 갖은 역경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이루어내는 주인공 같지 않나? 그래, 이 실패도 언젠가 다른 무언가를 할 때 밑거름이 되리라. 실패를 딛고 보란 듯이 작가 승인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keyword
이전 01화글이 쓰고 싶다며, 그럼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