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프지 않으시겠죠.
우리가 보는 만큼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어요.
환하게 웃는 그 모습 뒤에
안녕이라는 말이
있었던 것처럼
*Moment 수지&덕원
새벽 5시 졸다가 깼다.
아빠는 숨을 몰아 쉬고 계셨다. 간호사에게 알렸고, 바로 의사가 왔다. 돌아가실 것 같다고 했다.
"아빠"
"배 아파."
"배 아파?"
"......"
마지막이었다. 4주. 한 달의 시간. 아빠를 안고 눈물이 터졌다. 앙상하게 마른 몸이 안쓰럽다.
어떤 모습이든 우리와 오래 함께 하셨으면 했는데 욕심이었던 걸까. 차라리 더 이상 고통 없는 곳으로 가시는 게 나은 걸까.
의사가 아빠의 마지막 시간을 알린다. 간호사들이 분주하다. 환자분 몸이 경직되기 전에 환자복을 오픈해야 한단다. 아직 아빠의 온기가 남아있는데.
'아빠, 이제는 고생하지 말고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데 가시고, 보고 싶은 사람 다 만나셔요. 아빠의 딸이어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웃으며 잘 살 수 있을 거 같아.
아빠 덕분에.
어쩌면 한 번도 큰소리를 내거나 화가 난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는지. 그동안 힘들고, 화나는 일이 왜 없으셨을까요.
내 기억 속에 우리 아빠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신사중에 신사예요. 멀리 여행 가셨다고 생각할게요.
2013. 9. 14. AM 5
아빠가 떠나신 그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시원한 아빠의 성품을 닮은 듯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