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나만의 챗봇 만들기
11월 6일,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이 발표한 내용 중 많은 관심을 끈 것 중 하나는 바로 'GPT 스토어'였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오픈AI는 GPT스토어를 통해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GPT스토어는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GPT 기반의 챗봇을 사고팔 수 있는 일종의 장터이다. GPT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는 챗봇은 챗GPT를 통해 제작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코딩을 전혀 할 줄 몰라도 나만의 챗봇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챗GPT와 대화를 하며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고,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업로드하면 이에 맞는 챗봇을 제작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생성한 챗봇을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이 바로 GPT스토어이다.
이후, 오픈AI의 샘 알트만이 해고되었다가 복귀하는 큰 사건이 벌어지며 GPT스토어의 출시는 내년 초로 연기되었다. ( 관련 내용 다음 링크 참고: 샘 알트만과 스티브 잡스 평행이론 ) 내년 초, GPT 스토어가 공개되면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미 온라인상에는 챗GPT를 기반으로 제작된 챗봇이 이미 수만 개에 달한다. 샘 알트만이 사람들이 특정 챗봇을 많이 쓰게 되면,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한다고 밝힌 바 있기에, 벌써부터 사람들은 나만의 챗봇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나만의 챗봇을 제작해 보기로 하였다.
챗GPT를 통해 나만의 챗봇을 만드는 과정은 아주 쉽다. 코딩 지식을 전혀 요구하지 않는다. 챗GPT 유료 버전의 'Create a GPT'라는 기능을 통해 내가 만들고자 하는 챗봇에 대해 설명해 주면 끝이다. 다음은 챗GPT를 통해 나만의 챗봇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간단히 정리한 것이다.
먼저, 'Create a GPT'를 통해 챗봇을 만드는 목적을 채팅으로 전달
우리 아이처럼 이야기하는 챗봇을 만들겠다고 채팅으로 전달
4살 남자아이처럼 대화해 달라고 챗봇에 요구함
브런치에 작성한 글을 챗GPT에 업로드
브런치 글을 학습한 챗GPT는 우리 아들의 말투와 행동을 학습하여, 이를 따라 하는 챗봇을 만들어 줌
참고로, 예전에 만든 브런치북인 '아이와 AI의 신나는 모험'에 있는 아이 관련 글을 챗GPT에게 학습시켰다. 해당 브런치북의 주소는 다음과 같다. (링크 : [브런치북] 아이와 AI의 신나는 모험 )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 아이 챗봇의 시작 화면은 다음과 같다. 아래 화면에서 대화를 시도하면 우리 아이와 대화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
먼저, 오늘 하루 뭐 했는지 물어보자. 그러면 챗봇은 브런치 글을 기반으로 우리 아이가 한 일에 대해 마치 직접 겪어본 것처럼 이야기해 준다.
예전, 브런치글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위의 챗봇이 얘기해 준 내용들은 모두 내가 브런치에 우리 아이 에피소드라고 올린 글들이다. 최근 공룡 장난감을 좋아한다고 한 이야기도, 저녁노을을 보고 하늘이 맵다고 이야기한 것도, 뉴진스의 '쿠키' 노래를 좋아하는 것도, 아빠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본 것도 모두 브런치에 내가 직접 등록한 우리 아이 이야기이다. 이처럼 개인 맞춤형 자료를 제공하면 나만의 특별한 챗봇이 뚝딱 완성된다.
이외에도 챗봇과 대화한 내용을 살펴보면, 브런치 글들을 아주 재밌게 응용해서 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대화를 보고 예전에 올린 글들이 떠오르신다면, 제 브런치의 애독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아이의 행동과 말투를 쏙 빼닮은 챗봇을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 챗GPT와 대화로 컨셉을 잡아가는 과정 10분, 브런치글 업로드 1분. 토탈 11분 걸렸다. 이 과정에서 코딩은 단 한 줄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오픈AI는 개발자가 아니어도 인공지능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생태계 시장이 활짝 열린 것이다. 내년 초 본격적으로 GPT스토어가 열리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끄는 챗봇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현재의 GPT스토어는 누구나 챗봇을 쉽게 생성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추었다. 하지만 아무나 수익을 쉽게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차별성이 없는 챗봇은 매력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냥 챗GPT를 이용하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챗봇은 금방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다. 마치 앱스토어 초창기 우후죽순 쏟아졌던 그저 그런 앱들이 사라졌던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차별화된 요소가 있는 챗봇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앞서 예를 든 것처럼 우리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학습한 챗봇은 이 세상에서 나만 만들 수 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엄청난 인기를 끄는 아역 스타가 된다면 우리 아이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 하는 챗봇은 덩달아 인기를 끌 수 있다.
이미 유명인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는 챗봇은 엄청나게 출시되고 있다. 또한, 과거 위인을 따라 하는 챗봇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괴테의 작품들을 학습한 챗봇은 마치 괴테가 된 것처럼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급인기를 끌고 있는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의 작품들을 학습한 챗봇도 만들 수 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쇼펜하우어의 책을 통해 위안을 받고 있지만, 쇼펜하우어 챗봇과 직접 대화하며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럴수록 중요한 게 자신만의 강점을 찾는 것이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다면, 이를 챗봇과 결합하여 시장에 출시하게 되면 또 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생태계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 시장에서 누군가는 빠르게 움직여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앱스토어가 나왔을 때 빠르게 앱을 판매했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인공지능 시장이 대세가 된 후 소비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앱스토어가 대세가 된 후 앱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처럼 말이다. 당신은 인공지능 시대에 무슨 역할을 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