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최애는 누구?
아직 32개월인 우리 집 악동은 흥이 많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 오죽하면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낮잠 시간에 혼자 노래 불러 애들 잠을 방해한다는 말씀까지 하실까. 낮잠 시간에 노래 부르지 말라고 훈육을 해서인지 요즘은 그런 말씀이 없으신데, 여전히 흥은 많다.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역시나 춤을 추고 있다. 그런데 흥얼거리는 노래가 이상하다. 평소 동요를 자주 부르는데 오늘은 처음 들어보는 가사이다.
암오킨카
암오킨카? 심지어 '암오킨카'를 반복하며 부른다. '암오킨카~ 암오킨카~ 암오킨카~'. 자기가 노래 부르고 춤추는 모습에 빵 터진 엄마와 아빠를 보고 신이 나서 개사까지 해서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킨카, 아빠킨카, 유누킨카!"
반복하는 가사에 숨어있는 멜로디를 들으니 무슨 노래인지 알 것 같다. 바로 (여자)아이들의 '퀸카(Queencard)'이다. 올해 3월에 공개된 (여자)아이들의 노래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래이다. 특히, 우리 아들이 따라 부른 가사, "I'm a 퀸카"가 반복되는 구절은 상당히 중독성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32개월 꼬꼬마에게도 이 부분이 가장 따라 부르기 좋은 부분이었나 보다.
아이에게 한 번 물어본다. 이 노래 어디서 들었냐고. 그러니 돌아오는 답변.
"축제에서 누나들 춤췄어!"
며칠 전 동네에 작은 축제가 있었다. 동네 주민들이 다양한 장기를 자랑하였는데, 우리 아들의 눈길을 끈 것은 댄스학원 누나들이 K-POP을 커버한 무대였다. 제일 앞 줄에 서서 누나들 무대를 넋 놓고 바라보더니, 어느새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댄스 무대를 열심히 관람한다. 집에 가자고 해도 말도 듣지 않고 VIP좌석에서 1시간 넘게 집중해서 무대를 보던 우리 아들. 결국 집에 와서 누나들 무대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퀸카 노래를 계속 부르게 되었다.
자, 그러면 여기서 우리 아들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 (여자)아이들의 '퀸카'를 듣고 가자.
아이와 집에 있을 때면 티비를 틀지 않고,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동요를 주로 틀어준다. 그러다 동요가 질릴 때면 가끔 아이돌 노래를 튼다. 그러면 아이돌 노래는 크게 반응을 하지 않는 우리 아들. 물론 뉴진스의 'Ditto'나 '쿠키' 노래는 자주 들어 흥얼거리긴 하지만, 이외의 노래는 그냥 BGM으로만 여기는 듯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리아에서 나오던 아이돌 노래를 듣고 하이라이트 부분을 따라 부른다.
"테디베~~ 우우우우우우우우~~"
노래는 자주 들어봤지만, 부른 가수가 누군지 몰랐기에 찾아보니 STAYC(스테이씨)의 'Teddy Bear' 노래이다. 제목과 가수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반복되는 여러 노래들 중에서도 특히나 귀에 꽂혔던 노래였다. 멜로디와 코러스가 뚜렷하고 하이라이트 부분이 명쾌해서 처음 들어도 흥얼거리게 만드는 것이 특징인 노래. 그래서 지금 찾아보니 음원 성적이 상당히 좋은 히트곡이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재생해 주고 우리 아들이 쉽게 흥얼거리는 노래. 뉴진스 '쿠키' 이후 처음으로 스피커에서 나온 아이돌 노래를 따라 부르게 만든 그 노래. STAYC의 'Teddy Bear'도 한 번 들어보자.
남자 아이라 그런가 여자 아이돌 노래를 좋아하긴 한다. 하지만 남자 아이돌 노래 중에도 최애가 있다. 안방에서 놀고 있다가도 거실에서 이 노래만 나오면 소리 지르며 뛰어나온다.
이거 키즈카페에서 들어봤어!!
바로, 부석순(SEVENTEEN)의 '파이팅 해야지'이다.
키즈카페에도 댄스 타임이 있다. 점핑을 하는 곳에서 특정 시간에 조명을 화려하게 넣고 음악을 세게 틀어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광란의 점핑을 하며 즐거워한다. 그때 나온 노래 중에서 부석순의 '파이팅 해야지'에 완전 꽂힌 아들 녀석. 언제, 어디서나 '파이팅 해야지' 노래만 나오면 '키즈카페'를 연상하며 신나 한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안무로 큰 인기를 끌었던 노래. 부석순(SEVENTEEN)의 '파이팅 해야지'를 마지막으로 들어보자.
다음 주, 내가 근무하는 대학 축제에 STAYC(스테이씨)가 초대 가수로 온다. 그래서 'Teddy Bear'를 흥얼거리는 아들에게 물어본다.
아빠 : 테디 베어 부른 누나들 아빠 학교에 온데. 같이 보러 갈까?
아들 : 누구? 뉴진스?
스테이씨분들 지못미 ㅠㅠ 우리 아들 교육 잘 시켜서 스테이씨도 꼭 기억하게 만들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