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엄마의 첫 번째 꿈
알콩아, 엄마가 살면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너의 아빠를 만난 일이야.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인내심 있고 배려심 있고 양심이 있고 책임감 있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지.
아빠와 데이트를 하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이었는지 몰라.
정말로 설레고 행복했어.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던 엄마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지지와 사랑을 아빠에게 받았어.
엄마의 꿈은 어려서부터 가족이었어.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와 내 편이 필요했는데 꿈을 이루게 된 거지.
근데 엄마는 이 행복이 운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좋은 인연은 만들어 가는 거야.
엄마와 아빠가 결혼반지에 새긴 문구는 바로 이거거든. ‘Love Makes Destiny’
사랑이 운명을 만든다고 생각해.
하지만 엄마는 처음부터 좋은 사랑을 했던 건 아냐. 엄마는 오랜 시간 참 자신감 없고 우유부단한 사람이었어. 그래서 연애에 정말 젬병이었지. 가장 큰 실수는 결핍이 있는 상대를 만나야 나의 결핍을 이해해 줄 거라 착각했던 것. 하지만 해결하지 못한 결핍끼리의 만남은 지옥이란다.
그러다가 깨달았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연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외부 조건이 아니라 이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냐라는 것!
내게 좋은 사람이란 일단 소통이 되어야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할 줄 알아야 돼.
엄마도 시행착오 끝에 가장 중요한 걸 깨닫고 그 후에야 진정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이 생겼어. 아빠는 그 결과지.
그리고 우리 모두 운명을 만들어 갔어.
요즘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 하지.
준비되지 않은 사람끼리 만나면 더 불행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야.
결혼을 하건 말건 그건 자유지만 이 기나긴 인생을 살아 가는데 너를 지지하고 아껴주는 단 한 명의 동반자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 단 한 사람이 너의 등불이자 빛과 소금이 될 거야.
단 한 명이면 충분하단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100% 행복할 수만은 없지.
엄마도 물론 아프고 힘든 일도 있었어.
결혼 준비를 할 때 시댁의 반대까지는 아니지만 시댁 에선 엄마가 홀어머니와 살고 있는 이유로 염려가 되었던 거지.
늘 편견에 중심에 있었던 엄마는 그 핸디캡을 이겨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지라 쓰러질 만큼 맘 아팠어.
하지만 우리 모두 성장 중이었고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일은 생기기 마련이야.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며 우리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어.
왜냐하면 지금은 누구보다 시부모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있단다.
아직 가족이 되기 전에는 걱정만 보였지만 막상 가족이 되고 나면 팔은 안으로 굽나 봐.
모든 게 그저 입장 차이였던 거지. 막상 부딪혀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어떤 일들은 지나가봐야 정리가 가능해. 그리고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순 없고, 완벽할 순 없지.
이쯤 하면 훌륭해! 어떤 순간의 아픔에 집중하기보다 현재의 행복이 백만 배 더 중요하고
현재의 행복 역시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갔다는 것, 그러한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항상 기억해야 돼.
이 사실 만으로도 너무나도 뿌듯하고, 엄마와 아빠. 우리 참 잘해왔다! 그지?
이제 너와 함께 운명을 만들자.
엄마는 꿈을 이미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