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견유치원 kim원장 Jun 18. 2022

Chapter5-1 왜 대형견 위탁시설이 줄어드는가

수요와 현실을 반영한 애견위탁시설 (업주 편)





대형견을 기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휴가철에는 대형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애견펜션들의 수가 제한적이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강아지를 데리고 휴가를 나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휴가를 갈 수 없게 된다면, 강아지를 위탁할 애견호텔을 알아봐야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다. 대형견을 위탁받는 시설의 수가 극히 제한적이고, 대형견이 가능한 호텔이라 하더라도 이미 예약이 찬 경우가 많을 것이다.



소형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는 대형견을 기르는 사람들의 고충.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반려견 위탁시설의 입장에서보면,

대형견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을 준비하기란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 넓은 실내공간(혹은 넓은 야외공간)

- 호텔의 경우 대형견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공간 특성 상, 호텔방의 갯수가 적을 수 밖에 없어진다.

튼튼한 시설과 높은 펜스



같은 실내공간이라 하더라도 소형견 10마리가 있는 것과 대형견 3~4마리 있는 것은 거의 대등한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견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활동하기 넉넉한 공간을 확보해야하고, 설령 좁지 않다고 하더라고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큰 덩치의 대형견이 몇 마리 있을 때 보이는 시각적 활동공간이 좁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은 시설에 불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탁시설은 활동공간에 대해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대형견과 소형견을 함께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하고, 대형견만 받자니 소형견 대비 수요가 적고.. 그래서 결국엔 소형견만 출입이 가능한 공간으로 선택하게 되는 과정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호텔의 경우를 보면, 물론 방의 크기를 얼마나 크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형견 방을 5개 만들 수 있는 공간에 대형견 방을 1~2개 밖에 만들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견이 가능한 위탁시설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대형견 호텔방의 갯수가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형견 호텔예약이 빠르게 마감된다.


유치원이나 애견카페의 경우에 넓은 수용공간이 있어서 소형견과 대형견이 모두 이용가능한 위탁시설로 야심차게 시작했다가도, 얼마 후에 대형견이 입장불가한 시설로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대형견과 소형견을 모두 위탁하고 있는 나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중대형견 전용공간, 교육 전 대기중인 유치원 강아지들
중소형견 전용공간, 체급 혹은 성향에 따라 공간 분리


소형견과 대형견의 활동공간을 두 곳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 소형견의 수요가 많아 한 쪽 공간은 점점 포화상태가 되어가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대형견 때문에 차지하게 되는 해당 공간의 활용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설령 한 공간에 대형견 소형견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위탁시설이라 하더라도, 소형견의 위탁수요가 늘게 되면 대형견과 한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형견 가정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왕왕 있다).


우리는 현재 5년차 소형견과 대형견 모두 위탁가능한 시설로 운영중인데, 직접 근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대형견이 많은 날과 소형견이 많은 날의 노동의 강도차가 많이 나는 것도 사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체급과 상관없이 개체별 활동과 성향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것도 당연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형견의 활동반경이 넓고 흥분도 조절을 위해 개입하는 체력이 많이 요하기 때문에 대형견의 비중이 많은 날엔 끼니라도 제대로 챙겨먹을 수 있어야 할 정도로 체력소비가 많을 때도 있다. 한 번은 대형견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소풍을 갔는지 소형견만 등원한 날이 있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형견 소변은 한 번 마대로 흡수하면 곧바로 마대를 빨아야 할 정도로 양이 많은데, 소형견들 소변은 작고 앙증맞아서 닦아도 닦아도 마대가 무거워지지 않는 다는 것을.. 이미 비치된 마대의 갯수는 아주 넉넉하기 때문에 마대를 한 번도 빨지 않아도 될 정도로 노동에 있어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일화로 우리 유치원은 공사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6개월마다 보수공사가 있었는데, 그 공사는 주로 대형견들 활동공간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금에야 기존 시설을 다 뜯어 교체하고 스테인레스 펜스로 재시공하여 펜스의 이음새(힌지)도 튼튼하고 녹이 슬지 않지만, 대형견을 수용하는 공간의 시설 노후는 마치 소형견공간과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것처럼 빨랐다.


나도 대형견을 기르는 입장에서, 타지역에 여행을 갔을 때 위탁할 만한 대형견 위탁시설이 제한적이고, 시설 좋은 곳들은 10kg 미만이라는 제한이 있는 것이 정말 안타깝지만, 시설의 노후, 노동의 강도, 공간적 여유, 수요에 따른 선택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업주의 입장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핑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형견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더 생겨났으면 하는 나의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형견 수용하는 시설에 대한 보호자들의 이용매너가 밑받침 돼야할 것이다.





이전 10화 46. 강아지 동반 출근, 사업장에서 짖는 강아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