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체험단, 배고픔 앞에선 남편도 무너졌다

by 정담


안녕?


내가 체험단을 시작한 이유는 사실 단순했어.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이유 하나.


블로그를 막 열었을 때,

뭘 써야 할지 몰라 남의 블로그만 기웃거리던 시절.
체험단 포스팅을 보고 ‘어? 나도?’ 하고 지원했는데,

웬걸… 바로 당첨된거야!


아마 번화가랑 거리가 있어서 경쟁률이 낮았던 걸까?
진실은 아직도 몰라.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게 바로 ‘맛집’이잖아.

내가 사 먹고도 포스팅을 하는데,

음식을 제공받고 포스팅하면 그게 더 좋지 않을까?


맛있는 것도 먹고, 생활비도 아끼고,

조금 맛이 없더라도 내가 돈을 내는 게 아니니 덜 아까운 느낌.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어



그날 우리가 간 곳은 한정식집.

여러 가지 반찬과 음식이 한 번에 쫙 깔리는 곳이었지.


근데… 생각보다 멀더라.

30분을 달려 도착했을 때 이미 남편의 표정은 굳어 있었어.


“돈 내고 먹으면 되지, 왜 이런 걸 하냐”


남편은 ‘남자의 가호’를 찾는 사람이야

돈 내지 않고 대접받는 걸 굉장히 민망해했거든.



음식이 나오고, 나는 사진 찍느라 정신없고.

사진 찍느라 ‘그림의 떡’만 바라보던 남편은

배가 고픈데 먹지도 못하고.


결국 그 화를 주체하지 못한채,

식당을 나가버렸지뭐야!



순간 멍―
앞에 음식은 가득한데

나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
처량 그 자체였지.


그래도 다행히 날 두고 떠나진 않았더라.
차에 앉아 있던 남편에게 달려가
“사진 다 찍었어, 이제 먹자” 하며 빌다시피 했고
기나긴 설득 끝에 다시 들어와 같이 밥을 먹었지.



돌이켜보면, 배고픔이 문제였던 거야.

당시에 알았다면 미리 간식이라도 챙겼을 텐데.
그땐 신혼이라 잘 몰랐고,

그런 생각조차 못 했어.


그리고 확실히 알게 된 사실.
체험단 하려면, 같이 갈 사람 성향부터 파악해라.
안 그러면 나처럼 낭패 보기 딱 좋아.



지금은 맛집 체험단은 자제하고 있어.
맛있는 걸 먹는건 좋은데

오랜 시간 해보니 허와 실이 보이더라고.


장점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단점이라면? 집에서 멀면 이동이 부담스럽고,

돌아와서 사진 정리·포스팅까지 하려면 시간이 꽤 든다는 점.

(식도락이 있는 사람이면 괜찮을지도 몰라.

우리 부부는 그렇지 않았거든)



특히 예전엔 AI도 없어서

포스팅을 정말 한땀한땀 고민하며 써야 했거든.
나는 모든 일에 진심인 타입이라,

‘받은 만큼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고.


시급으로 계산하면 마이너스였을 거야.


그래서 요즘은 아주 간혹,

정말 마음이 동할 때만 해.



체험단, 달콤했지만 그 달콤함은 결코 가볍지 않았어!

그때 알았다. 공짜란 없다는 걸.


그 경험으로 블로그를 대하는 내 마음까지 바꿔놓았지.

돌아보면, 그 순간조차 나를 자라게 한 시간이었어.



초짜 블로거의 한정식 체험단 리뷰.. 어땠냐고?

사진 한번 볼래?

반찬 하나하나까지 아주 공을 들여 찍어대느라

남편이 배고플 만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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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좀 전에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꺼냈다가
그날의 비밀을 새로 알게 됐어.


화가 난 건 배고픔이 맞는데,
사실 그 원인 제공자가 나였더라니까!


“한정식은 음식 양이 많으니까 점심은 조금만 먹고 와~”
내가 이렇게 말했대.


그래서 남편은 정말 점심을 조금만 먹고 왔고,
사진 찍느라 밥을 못 먹게 하니
배가 고플 수밖에 없었던 거지 ㅋㅋ


어우, 이렇게 또 웃지 못할 추억 하나 늘었네.


만약 체험단이 처음이라면,

맛집의 진입장벽이 가장 낮으니 한번 도전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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