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대로변 공장 옆에 주차하여둔 화물차에 다가간 후 정만환이 운전석문을 만능키로 열고 들어가 운전대 밑에 있는 전선을 연결후 시동을 걸고 운행하여 성동격서(聲東擊西)라고 동구 아양교 쪽으로 가서 물건을 내려놓고 차를 경산 진량 공단에 세워 버렸다.
다음 날 새벽 용달차를 이용하여 서교준이 알려 준 곳에 물건을 여러 차례 운반하여 옮긴 후 장물애비가 가져가도록 하는 수법이었다.
이들은 연사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전자 제품도 있었고, 어떤 때는 철물들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옮기는 장소가 달랐다.
이제 범인들을 잡았지만 피해품인 장물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그 많은 피해품인 연사(천을 만들어 내는 실)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쉬는 날이 없이 계속 이어졌다.
이기영이는 언변이 없고 단순하여 범행사실을 실토를 했지만 장물은 서교준이 처리했다고 하여 조사 중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장물 처분처를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처분처는 대구 달성 공원 앞에 있는 실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동네 20여 개소 중 한 집이었고 운반은 영업용 화물차를 이용하였다는 진술이 있었다.
달성공원 정문 앞 실 가게는 가게마다 고스톱 치는 사람도 있고, 거래처와 상담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은 항상 북적거렸다.
서교준이 동문 상회(가명) 문 앞에 가서 사람들 사이로 주인보고 발로 까딱인다거나 눈 짓으로 신호를 보내면 알았다는 뜻으로 응답을 했다.
그 행동을 신호로 밤이 되기를 기다리다가 늦은 밤이 되어 사람들의 왕래가 없을 때 이기영과 일당은 영업용 화물차를 이용하여 원대동 기찻길 옆 공터에 실을 내려놓고 가버리는 수법이었다.
새벽이 되어 동문 상회 주인은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유기 장소에 와 보고 실이 있다는 것을 확인 후 집에 있는 리어카를 가져와 가족들과 같이 실을 집에 있는 창고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재는 다음 날 동문 상회로 가면 눈 짓으로 따라오라고 하여 골목에서 시세에 절반 값을 쳐주어 받았던 것이었다.
일단 이기영 일당을 구속시킨 후 동문 상회 주인을 검거하기 위하여 동문 상회에 갔으나 문이 닫혀 있었고, 집으로 가니 어떻게 알았는지 없었다.
주위에 수소문하여 보니 가족들이랑 갑자기 없어졌다고 하여 우리가 한발 늦었던 것이었다.
동문 상회 주인은 동네 새마을 운동을 하며 아주 선량하고 착실한 사람으로 위장을 하고 있었다.
본시 절도범들이 검거되면 장물애비들이 절도범 변호사를 사서 변호를 하게 해 주는데 아마 절도범들이 그것을 노리고 처분처를 늦게 알려주거나 엉터리로 진술을 한 것 같다.
서교준은 징역살이를 마치고 청주 쪽에서 고물상을 한다며 전화가 왔었다.
고물상을 하더라도 제발 장물은 처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아마도 장물 처분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정물 처분하면 이익이 많이 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싼 택시비 지불◆
그리고 몇 년이 지난 뒤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술을 한잔 할 것 같아 차를 두고 택시를 탔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실내 체육관까지 갑시다.”라며 뒷좌석에 앉았다.
운전기사가 자꾸 백밀러로 쳐다보는 것 같더니
“아저씨 서부서 형사 아닌가요?”
“그런데 누구십니까?”
“나를 알겠나요?”
“글쎄요?”
“여전하시네요. 하하하”며 쓴웃음을 짓는 것 같더니
“나는 당신 때문에 집까지 날리고 이렇게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며 넋두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당황을 하며 견제를 했다.
“뭣 때문에 그랬지요?”
“당신이 도둑놈 물건을 옮겼다고 장물 운반책으로 나를 구속시키니까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걸어 배상해준다고 집하고 화물차를 팔고 먹고 살려고 택시 운전하잖아요”라고 했다.
“아! 그러셨구나. 나야 도둑놈 잡는 다고 그랬는데 장물 애비를 못 잡아 아저씨가 피해자들에게 걸렸구나”
“그때 정물 애비는 왜 못 잡았나요?
“어딘지 모르게 도망가는 바람에 못 잡았지요.”
미안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피해본 사람이 있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나 싶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목적지에 도착을 해서 택시비를 넉넉하게 주고는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생활이 어려웠을 때 이러한 범죄들이 많이 발생했는데 요사이는 보이스피싱등 지능형 범죄들이 많아 졌다.
일반 형사들을 줄이는 대신에 특별법을 취급하는 지능팀에 인원을 보강하는 추세이다.
사회 인식이 바뀌어 최근에는 이런 범죄들은 일어 나지 않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 법에서는 장물관련 범죄들은 조금 관대하게 처벌을 하고 있다.
고의가 아닌 과실이면 어떤 범죄라도 동정의 여지가 있지만, 고의범은 철저하게 법테두리내에서 응징을 해야 준법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사건을 송치 후 장물애비는 수배를 시켰었는데 공소시효가 지날 때까지 피해 다녔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형사들은 절도범 검거가 목적이 아니고 원상회복이 목적인데 못 시켜 드려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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