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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솬빠 Nov 15. 2024

아버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에필로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내 핸드폰 바탕화면의 주인공은 아버지가 되었다. 살아 계실 때는 단 한 번도 바탕화면 후보군에도 올라오지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1년 가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죽음'이라는, 다시 마주할 수 없다는 절대적 사실 앞에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사라지고 나서야 깊이 있게 다가오는 존재. 아버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폭우처럼 몰아치던 슬픔은 이제는 그리움이 되어 이슬비처럼 살포시 나를 적시고 있다.


어버이날, 생신날 의례적으로 건네는 '감사하다'는 말이 아닌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 어리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네주지 못한 것이 매일매일 후회로 밀려온다. 아버지를 볼 수 없게 되고 나서야 그에게 열렬해지는 마음이 참으로 바보 같다.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 내 마음을 건넬 기회는 수도 없이 많았는데 그 기회를 영원히 놓쳐버리고 미련을 갖는 나는 못난 아들이다.


'아버지! 죄송하고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어릴 적 ‘어색하고 불편했다’는 아버지에 대한 색안경이 우리 사이의 ‘정’을 가리고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을 오해해서 죄송하다고 마음을 전할 순 없지만 그의 과거 속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한다.

아버지는 존재했고 그의 삶은 가족, 친구,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

아버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삶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아버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가족



2020. 7.30. 김귀선(아버지)




20화를 끝으로 '불편했던 아버지가 사라졌다.'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시간을 내어 글을 읽어주신 분들과 부족한 글에 너그러이 라이킷까지 해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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