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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Jan 13. 2024

진정 난 몰랐네

대기업이 되는 비법

(Jtbc드라마 '대행사' 중)

우리나라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을 공채로 입사하여 이직없이 정확히 16년 하고 5개월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곳보다는 월급은 많이 받게 됐지만, 규모는 작은 몇몇 회사를 다녔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영원한 경력사원이 된 지 어언 8년 차가 되면서 어젯밤 과음 후 숙취가 깨듯이 서서히 그곳의 실체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정말 사람을 들들 볶는 곳이었습니다.

돈 많이 받으니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다닌 그곳은 그룹 내에서 급여 수준이 뒤에서 빅 3였으니, 고연봉이 주는 위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 당시 승진철이 되면 그곳은 매년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 직급을 통틀어서 승진율(승진 대상자 중 승진되는 비율)이 제가 기억하는 1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50%를 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인건비로 먹고사는 업태긴 했지만 그래도 심했지요.


그러니 한두 번 승진에서 누락되는 건 흔한 일이었습니다.

승진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마침 제가 재수로 과장을 달던 때로 20%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람의 가장 우월한 본능이 '적응력'이라고 한 것처럼, 어느새 16년여의 세월 동안 사람을 들들 볶던 곳이 익숙하고 적응해서 인지, 그곳을 나온 이후로 장거리 해외여행 후 시차적응의 어려움처럼 새로 몸담은 조직에서 적응을 못했습니다.


이직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여긴 도대체 왜 이래?" 였을 겁니다.

단순히 다름 뿐만 아니라, 과거 그곳이 워낙 엄혹했기에 새로운 곳의 상대적인 여유로움과 관대함에 더욱 낯섦을 느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솔직히 고백하면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나의 초기 조직과 직무 경험을 좌우했던 그곳의 경험은 정말 사람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하는 조직문화였습니다.


이 생각을 하면서 작년 1월에 jtbc 드라마 '대행사'의 대사 하나가 생각납니다.


허수아비로 보였던 말년 사장이 임원 한 명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oo그룹이 대기업이 된 비결을 알려줄 테니, 일주일 안에 300억 신규 매출을 올려와'


때로는 대기업이 되기 위한 비법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보다 조직을 우선하는 방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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