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았다. 제자리걸음을 걷는 듯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누가 봐도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겠지만 당연히 난 긍정적인 마음과 건강한 육체보다는 그 반대의 마이너 한 모습들이 더 많았다. 친구 관계도, 인간 관계도, 누군가와의 어떤 교류를 가지더라도 나에게는 늘 마이너스였고 부정적인 감정들 뿐이었다. 나에게 도움이 된 적이 없었다. 그나마 술이라도 한 잔 하거나 같이 놀 때만 한 번씩 도움을 받았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준 것은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역시도 상대방이 느끼기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매 순간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내가 열심히 살아오고 건강히 살아왔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인지할 생각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그 생각이 더 중요한 거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여러 가지 시선들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실로 피부로 깨달은 것 같다.
나는 내가 인생이 꽤나 성공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잘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돈을 많이 벌진 못해도, 돈을 많이 저축하진 못해도 나름 적당한 삶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상당 부분 뿌듯함이 있었고 이전과의 삶을 비교했을 때 지금의 삶이 너무 괜찮아서 안일하게 생각했나 보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했다. 그런 월급을 받고 어떻게 세이프를 하고 사냐고. 나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괜찮아요 먹을 거 안 먹으면 되고 아끼면 되죠-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나를 너무나도 불쌍하다는 듯이,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그렇게 돈을 벌거였으면 나 같았으면 공부를 더 하고 사람들이랑 더 열심히 친해져서 인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물론 그 말도 너무나도 일리 있고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별 감흥이 없다.
열심히 산다는 게 뭘까. 긍정적이고 건강하고 진취적인 마인드 셋을 가진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걸까 싶다. 삶의 목표가 있고 살아가는 목표가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통용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전혀 노력하지 않고 근무시간에만 일을 하고 그 이외의 시간을 나 자신이 자라날 수 있도록 성장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에 굉장한 의문감을 가졌다. 나 같았으면~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개 본인의 커리어는 어느 정도 굳건한 상태에서 남에게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끄는 회사가 성공하던 성공하지 못했던 중요하지 않지만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하고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인드 셋이 부족해서 사람들에게 간택받지 못하고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하자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것을 싸잡아서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다는 말로 엮는 것이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한 회사의 대표와 나의 나이가 같은 나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성공한 삶을 살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 한 삶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조그만 바보 같은 생각뿐이다. 내가 회사 사람들에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제안받지 못한 것도, 궁극적으로 회사에서 제안받지 못한 것도 나의 잘못이라고 은근한 이야기를 들으니 나는 조금 더 확실해졌다.
아, 이 집단에 내가 너무 오래 있었구나. 이 집단을 떠날 때가 됐구나 라는 마음과 확신을 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