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을 정도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는 건가요?라고 묻고 싶다. 왜 열심히 사는지,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뭔지,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뭔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물론 각자 놓인 삶이 다르기 때문에 다 다르겠다는 생각은 한다. 아이를 낳아 가정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아내와 아이,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해 경제활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과 어쩌다 아이를 홀로 키우게 된 사람은 그 아이를 위해,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나도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생각은 할 수 없다. 내가 사람들에게 무시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일 머리가 없다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나는 그나마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같이 일하는 여직원에게 empty처럼 일 잘하고 센스 있는 사람은 못 봤어요라고 말을 들을 정도로 일을 잘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무너졌는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왜 열심히 사냐고.
열심히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 있는지, 열심히 산다고 누가 알아주는지, 열심히 사는 것을 누군가가 요청해서 혹은 강압적으로 했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나의 경험담을 쓰는 것으로 돈을 벌고 싶은 것이 목표이다. 이것을 배운 사람들은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티스토리도 시작했고 애드센스도 시작했지만 어디라도 적응하기 힘들어서, 온보딩이 너무나도 힘들어서 이런저런 글을 브런치에 쓰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왔다. 근데 8월 10일인 수요일 오늘 비가 억세게 많이 온다고 했다. 80년 만에 내린 폭우도 폭우지만 역사적인 기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고 했다. 아니, 비가 온다고 했다. 지금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보니 아직도 추적추적 빗소리가 가득하다.
다행이다. 아직까지 빗소리가 추적추적이라는 표현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내가 사는 동네에서 반지하에 살던 가족 세 명이 죽었다는 뉴스를 봤다. 지금 나는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비가 쏟아질 줄 몰랐다. 아니 예상하지도 못했다. 그런 와중에 옆 동네도 아닌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반지하에서 그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마치, 내 몸이 칼에 찔렸음에도 아무 반응하지 못하고 한참이 지난 후 칼이 피부로 들어왔음을 느끼고 뜨거운 피가 몸 밖으로 흐른다는 것을 느낀 이후랄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같은 동네에 살더라도 반지하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에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막심하게 보았지만 정말 말 그대로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내가 아는 누군가라면 이것은 하늘의 뜻이고 하나님의 심판일 수도 있다는 말로 포장할 수도 있었겠다.
나는 천둥이 칠 때마다, 번개가 칠 때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눈을 감거나 가던 길의 아주 구석으로 걸어간다. 사실 무섭다. 구석으로 걸어가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로또보다 맞을 확률이 없다는 번개를 내가 맞을 것 같다는 괜한 불안감에 휩싸여 그렇게 걸어가는 것이었고 하늘이 번쩍 번개를 내리는 날엔 하늘이 뻥 뚫려있는 곳을 싫어한다. 내가 사는 곳은 높지 않은 원룸 건물이 즐비해있어서 번개가 보이지는 않지만 걷다 보면 건물이 없는 곳을 걷게 되는데 그럴 때는 하늘이 번쩍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모두 감내해야만 했다. 그렇게 마주하다 이윽고 나는 내가 벼락에 맞지는 않을까, 나는 로또도 맞지 않는 사람이니까 혹시라도 번개를 맞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나 기대심을 가지곤 한다.
바보 같다. 망상과 소설 속에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게 너무 역겹다. 나는 언제쯤 남들에게 긍정적이고 힘을 줄 수 있는 글과 이 글을 보면서 살아갈 힘을 얻어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잘못된 걸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