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나는 괜찮은 척을 한다. 그게 너무나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괜찮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척을 한다. 사람들에게 늘 웃으며 상대방의 기분을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웃거나 무슨 부탁이든 들어주려고 한다. 내 상황이 어찌 됐건 나 자신보다는 늘 상대방을 위하려고 애썼다. 그러니까 나는 늘 항상 소비되고 희생된다는 기분이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는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괜찮은 척을 했던 것이 큰 문제였던 것 같다. 나는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늘 돌이켜보면 나는 괜찮지 않았고 늘 불만과 스트레스를 달고 있었다. 그것이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나의 모습에서 스트레스와 불만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나는 바보 같고 무지한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부리나케 달려가서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라고 말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인 사람들에게 조용히 가서 이야기를 한다. 그들도 그런 이야기를 반가워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털어놓을 곳이 없다. 사람들은 늘 표정이 좋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이 달라붙어 무슨 일이 있냐는 질문부터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나에게 누군가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겠다. 요즘의 나는 그렇다. 누가 가벼운 질문을 던지더라도 나는 그 질문이 결코 가볍지 않고 오히려 무겁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을 해주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그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과 올바른 대답이 아닌 것 같은 답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때론 미안할 때가 있다. 나에게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됐던 상황에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누군가를 소개해주는 자리에서 나를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되지만 소개해서 괜히 분위기를 흐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 능력이 많지 않다고 느낀다. 아니 그렇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은 내가 맞는 사회를 만나지 못했겠지, 나와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겠지, 나와 맞는 회사를 만나지 못해서 내가 이렇게 방황하는 거겠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일을 하고 퇴사를 하는 그 과정들을 무수히도 많이 경험한다면 그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일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동안 20대의 삶이었기 때문에 일을 잘 구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20대니까 혜택을 받는 것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30대가 된 이후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200만 원을 채 받지 못하는 나의 상황을 본 사람은 나에게 안타깝다는 눈빛과 혀를 차며 하는 이야기는 가시가 박힌 말들이었고 내가 듣기 싫어서 회피하기만 했던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신을 차리거나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마음 속이든 머리 속이든 담아두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그 사람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더욱더 집중하고 열을 내면서 의견을 표출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에 몇 시간 잠을 자지도 못하면서도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나와는 정말 반대되는 삶이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글을 쓰는 것도 뜨뜻미지근하고 나의 글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다. 나는 최종적으로 글을 쓰는 행위로 사람들에게 위로도 해주고 싶고 돈도 벌고 싶지만 이미 작가라는 직업은 너무나도 고여있고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불법적인 일들도 많겠다 생각은 한다.
그럼에도 도전하고 싶은 것이 나 자신의 경험이 되는 글이다.
다른 사람이 느꼈던 감정들을 오롯이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 있고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가격이 책정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지금 뭐라고 하는지 도 모르겠다. 사실 난 정말 죽고 싶다. 어떤 것이든 이 세상과의 타협을 하고 싶지 않다. 당장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나의 삶은 이겨낼 힘도, 자신도, 용기도 없다. 다 나의 탓이겠지만 나의 잘못이고 나의 잘못된 선택이었겠지만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탓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