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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Aug 23. 2022

아내가 무섭지 않은 남편은 여기 남으라!

아내가 무섭다는 건 글로벌 진리(?)인가 보다.

주 호치민 총영사관 경찰영사로 파견 근무 중 호찌민시 공안청의 레동퐁(Lê Đông Phong) 청장님과 수많은 모임에서 뵙고 친분을 쌓았다. 

술자리에서 베트남어로 청장님께 몇 마디하고 러브샷을 권했더니 웃음꽃이 피었다.
베트남 공안도 우리 형사들처럼 술로 하나 되는 문화가 있어 만찬장에서 청장님께 술 한잔 권하며 형님(아잉짜이, anh trai)이라 불러도 되겠냐고 하니 흔쾌히 그러자고 해서 호형호제 사이가 되었다.


2019년 8월 임기 종료 며칠 전, 귀임 인사를 드리고 싶다 하니 여러 간부들을 불러서 환송 자리를 마련해 주시기도 했다.


뵐 때마다 재미있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당시 아내 없이 아들 셋과 생활하는 나를 보면서 결혼생활에 대한 베트남 농담도 해주셨다.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어느 날 남편들이 죽어서 하늘나라에 갔다.

옥황상제께서 아내가 무서운 사람은 저쪽 편으로 가고, 무섭지 않은 사람은 그대로 여기 남으라고 했다.

모든 남편들이 다 저쪽 편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딱 한 사람만 그대로 남았다.


- 그대는 아내가 무섭지 않다는 말인가?

- 아닙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아내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했다는...


나더러 혹시 아내가 무서워서 아이들만 데리고 와 있는 건 아니냐고 하면서 해 주신 농담이었다.

아내가 무서운 건 글로벌한 진리인가 보다.


인자한 큰 형님 같으신 레동퐁 청장님,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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