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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un 08. 2022

센트럴시티 살인사건, 황주연은 이렇게 특정되었다!

이은해 사건으로 재조명되는 중요지명피의자 종합공개수배 6번 황주연

"선생님!! 정신 좀 차리시고요!! 범인이 누군지 아세요?"

"헙.. 흡.. 숨 좀 쉬게.. 흡.. 해 주세요.. 제발요. 헙.. 흡.. 저 여자... 남편.. 저 여자 전 남편, 황주연!"


2008년 6월 17일 20:30경 센트럴시티 살인사건 피의자 황주연은 그렇게 특정이 되었다.



2008년 6월 17일 저녁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6팀 사무실.


오후에 발생한 사건 처리가 늦어져 뒤늦게 중국집에 저녁을 시켰다.

짬뽕, 짜장, 서비스 군만두 등등... 팀원들과 빙 둘러앉아 랩을 벗기고 이제야 몇 젓가락을 떴는데, 무전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두 명이 칼에 찔렸다는 무전이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젓가락을 던지듯이 내려놓고, 형기차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


파출소 경찰관들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람이 흉기에 수차례 찔려 피를 많이 흘렸는데, 모두 인근 S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했다.


S병원으로 차를 몰아 응급실로 뛰쳐 들어갔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가 위중하다며 못 들어오게 했다.

피해자가 사망해 버리면 가장 중요한 피의자 특정에 시간이 지체된다.

이럴 땐 의료진 말을 따를 수 없다. 미안하게도 만류하는 의료진을 밀치고 들어 갔다.


중간 테이블을 기준으로 양쪽 침대에 칼자국이 무성하고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가 각각 누워 있었다. 오른쪽에는 여성, 왼쪽에는 남성.

여성은 안타깝게도 딸국질 같은 종말성 호흡을 하고 있었고, 남성은 고통스러워했으나 의식이 있었다.


남성에게로 다가갔다.

"저, 선생님!! 서초서에서 나왔어요! 범인이 누군지 아세요?"

"헙헙... 숨 좀 쉬게...흡.. 해주세요. 흡흡... 헙... 제발요..."


"아니, 선생님, 정신 좀 차리시고요!! 범인이 누군지 아세요?"

"아.. 흡흡.. 숨 좀.. 쉬게... 헙... 해... 제발요.. 헙... 저 여자 남편요.. 흡... 저 여자 전 남편. 황주연!"

남성은 폐 자창을 포함하여 14개소를 칼에 찔린 상태였다. 폐를 찔릴 경우 폐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 후, 여성 A씨(33세)의 신분증과 전산 조회로 황주연을 특정하였으나, 심장 자창 등 15개소를 칼에 찔린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황주연 추적 수사와 병행해서 며칠 후, 수술이 끝난 B씨(34세)를 찾아갔다.


B씨는 A씨와 사귀던 사이로, 센트럴시티 화단 앞에서 마주 보고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누군가가 뒤에서 주먹으로 가슴을 탁 치기에 뒤돌아 보는 순간, 또 한 번 배를 탁 치더라는 것이다.


배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칼에 찔린 것을 알고는 앞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A씨에 대해 목, 등, 어깨, 배 등등 무차별 칼부림 난자가 시작되었다.

범행에 사용했던 접이식 칼


황주연은 A씨와 이혼 후, 재결합했다가 다시 이혼한 상태였고, 연락을 피하는 A씨를 찾기 위해 딸만 혼자 지방에서 버스 태워 보내니 터미널로 맞이하러 나오라고 유인을 하였다.
B씨는 A씨와 센트럴시티에 같이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탐문 수사 결과, 황주연은 평소 친구들에게 "나는 범인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나는 경찰에 안 잡힐 자신이 있다."고 이야기하곤 했었다.


경찰도 범인을 잡기 위하여는 생활반응이라고 하는 통화내역, 인터넷 접속,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 사용 흔적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범계역에 나타난 것을 마지막으로 그 어떤 생활반응도 남기지 않았고, 일일이 공개할 수 없는 수사기법을 동원하여 다방면의 수사를 하였으나, 한계에 봉착했었다.

그의 이메일 압수수색 결과, 그는 경찰의 인터넷 추적 수사기법을 알고 있었고, 그 후에는 인터넷 접속을 하지 않았다.


이렇듯 '중요지명피의자 종합공개수배' 전단 1번에서, 2번으로 ... 6번으로 밀려 14년이 지날 때까지 살인범을 검거하지 못한 형사로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수사는 팀원들과 다 같이 했지만, B씨를 다그쳐 황주연을 특정한 것도, 그의 cc-tv를 처음 발견한 것도, 공개수배 전단을 만든 것도, 디시뉴스에 비난 기사를 쓴 권 기자님께 오히려 공개수배 기사를 하나 더 써 달라고 요청한 것도 다 나였다.

난시가 심하고, 시력이 0.5 정도로 안경을 쓴 점에 착안하여 전국 7,000여 안경점에 협조공문을 보내자는 전무후무한 아이디어를 낸 것도 나였다.
(수사팀원 6명 모두 며칠 동안 전단지 접어서 봉투에 넣고 풀칠하느라 고생이 많았었다.)

공개수배를 위한 SBS 그알 측의 취재 요청에 인터뷰 협조를 한 것도 나였고...
서초서를 떠난 이후로도 집요하게 추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형사는 범인 검거로 말을 해야 하고, 아무리 99점짜리 수사를 했어도 범인을 잡지 못하면 0점과 같다.


오늘도 나는 그를 추적하고 있다.

그 당시 형사수첩. 아직 황주연을 잊지 않았다.



양쪽 귀모양이 특이하고, 웃을 때 오른쪽으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등 특이한 외모의 황주연에 대한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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