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orks》 달 달 무슨 달

by 정오월


사람들이 왜 달을 보면서 기도하는지 알겠습니다.

추석 보름달이 어찌나 크고 밝고 선명하던지

신령스럽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나를 봐주세요! 내 말을 들어주세요!

달님이 나를 그냥 지나칠까 눈을 떼지 못하다가

가만히 두 손을 모으게 되는 건

조금 마법 같기도 합니다.



램스울 color mix / 코바늘 짧은뜨기




거의 보름달이 뜬 어두운 저녁에

자주 지나는 골목길에서 고양이를 만났다.

정확히 말하면 고양이가 불쑥 나에게 직진해 왔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는 친구여서 놀라진 않았다.


서 있는 내 종아리에 몸을 붙이고 맴돌면서

애교를 부리는 것도 같고 애처로운 것도 같은 울음소리.

고양이를 잘 모르지만 무언가 절박해 보였다.

잠시 쪼그려 앉아 쓰다듬어주었다.

몸이 마른 게 느껴져서인지 울음소리 때문인지,

이 친구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 싶었다.

"미안해. 내가 먹을 걸 안 갖고 있거든. 정말 미안해."


그만 일어나서 몇 걸음 걸어가는데

고양이는 또다시 내 걸음에 맞춰 맴돌았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제 고양이는 누워서 배를 드러내고는

한껏 애교를 부리며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냈다.

필사의 노력을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해

다시 앉아서 쓰다듬어주었다.

"미안해. 정말로 먹을 게 없어. 미안해서 어쩌지?"


다시 일어나 걷는데 고양이가 또 날 붙잡고

그래서 또다시 멈추고.


누가 들으면 내가 착하고 잘 베푸는 사람인 줄 알겠네.

원래 나는 남 신경 안 쓰고 걱정 안 하는데,

추석이라서 그랬던 걸까.

어쩌면 얼마 전에 그 고양이 곁에

비슷하게 생긴 새끼가 있는 걸 봐서 그랬을까.


어젯밤에 너도 보름달 보면서 소원 빌었니?

내가 대신 빌어줄 걸 그랬다.

세상 모든 생명이 애처롭지 않게 살도록 해달라고 빌걸,

알량하게 우리 가족 잘 살게 해달라고 그랬네.


그토록 크고 멋진 보름달을 보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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