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철학자가 행복을 찾아 나섰다.
산 넘고 물 건너 묻고 또 물어서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몸은 지쳐가고 다크서클은 팬더 눈이 되었다.
하지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힘들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다녔다.
'저 산만 넘으면 행복문이 열리는 곳이 있다고 했어!'
드디어 도착했다. 밝은 햇살이 비쳤다. 다크서클이 햇살에 증발하는 듯했다.
행복문지기가 서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소?" 철학자를 아래 위로 스캔했다.
"당연 행복문을 열려고 왔지요." 지쳤던 몸에서 활력의 피가 돌았다.
"이 문은 열 수가 없소. 아니, 열 필요가 없지요." 철학자를 안쓰럽게 또 스캔했다.
"그 무슨 김연자가 아모르 파티하다 폭죽 터뜨리는 소리요! 난 행복을 찾으려고 힘들게 여기까지 찾아왔단 말이오!" 다크서클이 부활했다.
"음.. 여기까지 오면서 즐거웠습니까? 슬펐습니까?"
"당연 힘들어도 즐거운 마음이였지요."
"그럼 그게 행복이요. 그래서 굳이 밖에서 열 필요가 없소." 깨달았으면 그냥 돌아가라는 말투였다.
철학자는 눈썹을 치켜 올려 눈을 부릅 뜨고는 오른손 주먹을 꽉 쥐었다. 주먹속의 산소도 숨이 막혀 질식사 할 지경이었다. 다크서클은 이글이글 꿈틀댔다.
"이 사람이 장난하나? 당신도 두 눈에 멍든 다크서클 만들어 줄까?! 무조건 난 열어야겠소!"
"참 답답한 사람! 왜 자꾸 행복을 바깥에서 안으로 열려고 하시오!!"
문지기는 아직 깨닫지 못한 철학자의 눈을 한심한듯 바라만보고 있었다.
*행복은 내 안에 있는 걸 끄집어 내면 저절로 행복문이 열립니다.
어느 절에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다음과 같은 좋은 글귀가 있더군요.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오랜만에 저놈의 다크서클을 국제피로협회에 정식으로 제소하겠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