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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작가 윤효재 Oct 12. 2023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공춘팔은 입이 또 뾰루퉁해져 스승을 찾아갔다. 

 "스승님! 사장이 이래라 저래라 너무 간섭이 심해요. 그래서 직원들이 하나 둘씩 그만두고 있어요. 사람이 자주 바뀌다보니 업무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저와 몇 명 뿐이예요.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신입이 오면 힘들어요. 저도 그만둘까 고민중입니다. 에휴!"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생의 마지막 숨 같았다.

 "그렇게 힘드냐?"

 "당근빳다죠. 스승님."

 "그럼 그만두면 돼." 별 관심없이 해답을 일러주었다.

  '스승 지는 직장 생활 안 해봐서 참 편한 소리 한다.'

 "너무 성의없이 그렇게 대답하시면 어찌합니까?" 춘팔은 스승께 호통을 치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을 넘어 눈알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럼 그만두기 싫으면 계속 다니든지. 다른 직원들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혼자 남으면 좋잖아. 사장은 그나마 업무를 잘 아는 너한테 일을 맡기겠네. 경쟁자도 없으니 승진도 빨리 되고 월급도 오르고 회사에서 인정받고 잘 됐네. 도대체 뭐가 문제냐?" 역시 아무일도 아닌 듯 해답을 일러주었다.

 춘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도 사장의 저 괴팍한 성격이 참 마음에 안 들어요. 사장의 저 지랄맞은 성격이 바뀌어야 직원들이 오래 있는다구요."  

 스승은 춘팔이 생각을 읽었는지 마지막 해답을 일러주었다.

"너는 네 성격 바꿀 수 있느냐? 네 습관, 성향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느냐 말이다!! 그러니 너희 사장 성격은 더 못 바꾸느니라. 사장 성향에 맞춰 회사 생활 하던지 아니면 욕하고 그만 두는 수밖에 없느니라. 그것도 싫으면 네가 회사 차려서 너도 네 맘대로 하면 될 것 아니냐!"

 "음.... 그렇기도 하네요." 춘팔은 턱밑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가 싫으면 네가 떠나야지. 너 때문에 회사가 떠날 순 없지 않느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입니다.
보기 싫은 윗사람 성향 정말 바꾸기 힘들답니다. 

# 법륜스님의 야단법석을 읽다가 영감을 받아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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