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냉장고 속에 크루아상 생지가 있어서 이건 뭔가 하고 봤더니 아이들 간식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Hot하다고 하는 크로플이라고 한다. 크루아상 생지를 집에서 간단하게 와플처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크루아상을 냉동생지 상태로 팔고 있다. 요즘은 정말 별거별거 다 파네 이런 생각에 신기하게 보고 있는데 아내 말로는 유행한 지도 꽤 오래됐다고 한다.
휴일 아침은 어쩌다 보면 그냥 훅 지나간다. 배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까지 있다 보면 어느덧 9시가 훌쩍 지나있다.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해서 휴일 아침엔 가끔이나마 아빠가 요리사가 돼야 한다. 우리 아버지는 쉬는 날엔 잠만 주무신 거 같은데... 요즘 아빠들은 그러면 아내들에게 혼쭐이 난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오늘은 휴일 아침의 요리사가 돼 보기로 했다.
휴일 아침엔 어떤 요리가 좋을까? 워낙에 한식 파인 지라 처음엔 아침에 빵을 먹는 건 어색했다. 요리라 하기에 민망하지만 쫄깃 식빵을 토스트로 먹는 게 간단하고 좋은 거 같아서 결혼하고 나서는 휴일 전날 종종 쫄깃 식빵을 사 가곤 했는데 얼마 전 알게 된 크로플도 휴일 아침 식사로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어느 중산층 가정의 아침식사 느낌으로 우리도 아침에 커피에 크루아상 한번 먹어봐??ㅋㅋ
그렇게 크로플을 처음 만들어보는데 만드는 게 아주 간단하다. 버터를 와플기에 살짝 두르고 상온에서 해동시킨 생지를 넣고 3분간 가스에 약불로 올려서 타지 않게 잘 익히면 된다. 크루아상 냄새가 고소한 게 이거 왠지 오늘 하루 칭찬받고 하루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아주 손쉽게 뚝딱 하나 만들어서 데코를 딸기잼에 이것저것 해보니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호텔 조식 먹는 느낌이랄까? 큰 아이 인삼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한입 먹는다. 맛있다고 하며 잘 먹는 모습이 아주 예쁘다. ‘음... 요고 괜찮은데’ 속으로 뭔가 해냈다는 만족스러움이 느껴지고 있다.
프랑스인들의 평범한 가정의 아침밥상은 이럴까나 이젠 아침에 크루아상까지는 먹을 수는 있겠는데 아침 공복에 커피를 마시는 건 여전히 어렵다. 완벽한 프랑스식 아침밥상을 차리려 했지만 나는 커피 대신 오미자 에이드를 먹었다.
나는 프랑스에서 살기는 조금 힘들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