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온 청춘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천진우 - 시궁쥐

by 여백

들을 때마다 울컥하게 되는 노래가 있다. 나에겐 이 노래가 그렇다. 마치 내 이야기를 그대로 가사에 옮긴 것 마냥 노래에 나를 투영하게 된다. 꿈을 좇아 고향을 떠나왔지만 상처만 가득 짊어졌기에 어쩌면 더 그런가 보다.


도시쥐를 꿈꾸며 떠나온 난

시골쥐도 도시쥐도 아닌 시궁쥐


이보다 내 모습을 잘 표현한 가사가 있을까 싶다.

나는 순천 사람이다. 동시에 안산 사람이다. 그전에는 대구 사람, 더 전에는 안양, 그보다 훨씬 더 전에는 보령 사람이었다. 고향을 떠나 어디 한 곳 발 붙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도는 모습이 도시쥐를 꿈꾸는 시골쥐와 닮아있다.


그렇게 도시쥐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세상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가 보다. 치열하게 아등바등 발버둥 치는 나의 발 붙일 곳 마저 냉정하게 빼앗아 가버린다.

'꿈은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높은 꿈을 발판 삼아 뛰어넘어 보지만 현실의 벽은 더 높아서 오르다 떨어져 시궁창에 처박힌다.


아무래도 나는 시궁쥐인가 보다. 도시쥐를 꿈꾸며 떠나왔지만 그저 시궁창에 처박혀있는 시궁쥐.


다리 밑에서 본 사람들은 전부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는데

길을 잃은 나는 시궁창에서 맨발을 담그고 있네


밑바닥에서 보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그저 부럽기만 하다. 발 붙일 곳이 있는 그들이,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는 그들이 부럽다. 반대로 시궁창에 발을 담그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스레 서글퍼진다.


그럼에도 언젠가 이 시궁창에 볕이 날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도시쥐가 되기를 택한 것도, 이 시궁창 같은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를 택한 것도 나이기에.

그렇기에 계속해서 나아가려 한다. 단지 이 길이 너무 험난하지만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와 같이 고향을 떠나 발 붙일 곳 하나 없는 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청춘들이 있다. 함께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이 글을 통해 응원을 건넨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1화맨발이기에 청춘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