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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스러운 진상 고객님께서 연락하셨습니다!

감정노동의 끝은 어디인가?

by 돈시맘 Jan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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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고객에게서 또 전화가 온다. 도대체 이번 주 몇 번의 불만 접수인지. 이미 고객님 컴플레인 이메일이 접수되었습니다. 확인하고 있으니, 불만을 해결한 뒤에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이미 이메일을 보내 상태. 답변을 바로 안 했다고 전화가 온 거 같은 싸한 느낌.


역시다.


„안녕하세요. OO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왜 일 처리가 늦어서 전화하게 만드세요. 이메일 보낸 적이 언제인데 아직도 연락을 안 하시는 거죠? “ 그 목소리에 짜증이 가득하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고객님 이메일에 XX 시 XX 분에 답변드렸습니다. 지금 처리 중이니, 죄송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시실 수 있을까요? “

“지금 당장 해결하세요. ”

“아…. 네… 노력하겠습니다. 고객님께 불편하게 해 죄송합니다. “

…..

그냥 끓여버렸네.


차마 입에 담긴 싫은 말들이 튀어나오려고 하는 순간 이메일이 하나가 내 메일함에 들어온다. 보낸 이는 그 진상 고객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행동.


한숨을 쉬며 난 그 이메일을 클릭한다. 이미 이메일 내용이 짐작이 되지만.


“지금 당장 내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당신 상사에게 직접 전화로 불만을 제기하겠습니다. 그러니 몇 시까지 내 문제를 해결하시오. “


또 협박이다. 


뭐 한두 번 당해본 것도 아니고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내가 이 상태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완전히 자포자기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시달려서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해도 그 진상 고객은 매일 밥 먹듯이 이메일과 전화로 나를 괴롭힌다. 가끔은 정신에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 넌 떠들어라. 난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고 항상 친절하게 전화로 이메일로 응대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잖아. 내 속을 뒤집어엎어서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언제 어디서 나를 내 자리에서 끌어낼지도 모르는데 빈틈을 안 주려고 한다. 오늘도 녹음기 틀어놓고 죄송하다는 말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스트레스다. 그 고객의 전화번호가 내 핸드폰 디스플레이에 뜨는 것도 이메일을 받을 때도 항상 긴장하고 감정노동을 과하게 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그래, 너 잘났다.라고 생각 하고 이 상황을 곱씹지 않으려고 매번 노력하지만 나도 괴롭다.


어차피 또 생길 일에 미리 겁먹지 말고 감정노동 하지 말자. 내 마음을 통제하는 것도 나, 오직 나 하나일 뿐. 그 진상 고객이 내 마음을 휘둘려두게 놔두지 말자!


괴로운 마음을 알아주는 달래주는 것도 나이고, 이 괴로운 마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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