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내버려 두시오.
무슨 할 말이 더 있을까? 오피스 빌런.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꼭 하나씩 있는 오피스 빌런.
끔찍한 사람
생각도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사람
민폐 주는 사람
피하고 싶은 사람
정말 같이 일 하기 싫은 사람
이런 사람과 같이 회사를 다닌다. 회사에서 인사하는 것 자체 만으로도 온몸의 기가 빨리는 거 같은데 그 (빌런) 직장동료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것도 기본 2년인 프로젝트.
나에게는 사형선고.
나보고 퇴사하라는 말. 그냥 사표를 쓰는 게 더 나을지도. 회사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난감하다. 머리가 아프다. 울고 싶다 아니 통곡하고 싶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내 커리어를 내다 버리고 싶을 만큼 나에게는 끔찍한 일. 그만큼 그 사람과 같이 일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엄청난 감정노동을 강요하는 거다.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는 내 마음을 혹사하는 일을 나보고 하라고 하니 무슨 말을 더 해야 하는 건지.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회사 생활이 내 마음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정말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정말 싫은 사람과 같이 일을 해야 할 때는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왜 나인가? 나 말고도 넘치는 사람들 중에 내가 당첨되다니. 전생에 죄를 지었는지 내가 누구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머리에서 그동안 있었던 회사 일을 되감기 한다.
자기가 할 일은 남에게 미루고, 내 뒤에서는 나를 험담하며, 항상 모르는 체하는 태도,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고 모든 책임을 나에게 미루는 오피스 빌런.
참으로 이 사람이 제정신으로 저럴 수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정상인 사람, 항상 나에게 손가락질하며 나를 비판하는 사람과 일하느라 내 마음은 점점 썩어 들어간다.
나도 저렇게 안하무인 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양심 때문에 내가 참 싫어진다. 근데 왜 나는 여기서 내가 나를 탓을 해야 하는 걸까? 잘못은 딴 사람이 했는데, 그 잘못을 또 나에게서 찾고 있는 나를 보면 또 한숨이 나온다. 항상 문제점을 나에게서 찾는 이 잘못된 버릇부터 고쳐야 하는데.
남에게는 너무나 관대하고 나에게는 관대하지 못한 나.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