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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빌런의 꼼수

빌런아 그만 좀 하자

by 돈시맘

오늘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하루였다. 같이 프로젝트 진행하는 동료 (오피스 빌런)의 진상 짓으로 인해 엄청난 감정노동을 했다. 하루에 100통씩 오는 이메일 읽고 답하기도 벅차고 바쁜데, 빌런의 말도 안 되는 어깃장을 받아주는 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번을 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이야기해 줘야 하는 거지? 자기가 알아서 진행에 맞춰서 필요한 일들을 각자 스스로 진행해야 할 것 아니야. 왜 내 담당도 아닌 일들까지 떠맡아서 일을 하는 나 자신이 황당하다.


그것으로 끝났으면 이날이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을 텐데. 내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회사 핸드폰으로 전화가 울린다. 디스플레이를 보니 진상 고객이다. 순간 받지 말까 그냥 못 들은 척 미팅 중이라고 할까 그 1초라는 짧은 시간에 왜 전화를 받지 못 한 온갖 변명이 생각이 난다. 하지만, 오늘 이 전화를 안 받으면 내일 고된 하루가 기다린다는 것을 알기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전화를 받았다.


받은 순간부터 통화가 끝날 때까지 불평불만.


“내 잘못했습니다. “ ”시정하겠습니다. “ "불편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


지금 내가 뭘 하는 건지.

빌런아..... 그만 좀 하자!

회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생긴 소음과 먼지 때문 왜 내가 개인적으로 고개를 숙여야 하는지. 그냥 녹음기 틀어놓았듯이 똑같은 죄송하다는 멘트를 말하는 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언제까지 해야 되는지 누구를 위한 사죄인지. 이렇게 반복되는 나의 하루. 같은 팀 동료 (빌런)은 항상 교묘하게 이런 고객 불만 접수가 되면 이럴 때만 내가 프로젝트 책임자란다. 그리고 그 진상 고객을 나한테 넘긴다. 아예 자기가 받은 컴플레인 이메일을 아무 부연 설명 없이 나에게 클릭 하나로 넘기고 진상 고객과 하하 호호 점심시간을 하는 진상 빌런. 내가 하도 기가 막혀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빌런.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상사에게 조심히 이야기 꺼냈더니 내가 예민한 거라고 하질 않나.


회사 안에는 온통 내 적들.

정신 차리자!


이 지옥 같은 직장에서 나를 지켜주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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