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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빛 한 줌

by 황현경 Mar 14. 2025

햇빛 한줄기


                   이해인

오늘도

한줄기 햇빛이

고맙고 고마운

위로가 되네  

   

살아갈수록

마음은 따뜻해도

몸이 추워서

얼음인 나에게   

  

햇빛은

내가

아직 가보지 않은

천상의

밝고 맑은 말을

안고 와

포근히

앉아서

나를 웃게 만들지

    

하루를

살아야겠다    

 

-「햇빛 일기」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날씨가 아주 따뜻해졌습니다.

꽃망울이 토도독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거리에 얇은 패딩이나 모직 외투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오늘도 두꺼운 겨울 패딩을 입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집에서도 추워서 긴팔을 입고 그 위에 카디건을 걸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춥습니다.

몸이 추운 건지 마음이 추운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겨울 패딩의 옷깃을 여미며 반짝이는 햇빛을 바라보았습니다.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도서관에 좀 늦게 갔더니 5층 어린이 열람실은 문을 닫았습니다.

원하는 책이 다 5층에 있어서 어떻게 할지 망설였습니다.

내일은 도서관이 휴관입니다.

그래서 한두 권의 책을 빌려 가야 할 것 같아 에세이 코너에 가서 책을 골랐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책이 있었습니다.

젊어서 <민들레의 영토>, <내 혼의 불을 놓아> 시집을 읽고 엽서를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이해인 수녀님의 친필로 엽서가 와서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녀님의 시 한 편에 산문이 들어가 있는 책 <그 사랑 놓치지 마라>를 빌렸습니다.


그중에 이 시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추위를 타는 나에서 보내는 시 같았습니다.

“오늘도/한줄기 햇빛이 /고맙고 고마운/ 위로가 되네” 위로가 되는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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