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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ha Jul 28. 2022

성과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좋을까?

임기제 공무원의 성과계획서 작성하기


  임기제 공무원의 경우 성과연봉에 복리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에 성과평가에 따라 같은 급이라고 하더라도 연봉이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실제로 동일한 일반임기제 8급이라 하더라도 C 1번에 B 4번을 받은 사람은 수당을 제외한 마지막 해 연봉이 약 4600만 원 정도로 예상되나, 같은 기간 S를 5번 받는다면 5300만 원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임기제 공무원에게 성과평가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임기제 공무원의 성과평가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가 바로 성과계획서와 성과평가서이다. 임용 시 제출했던 성과계획서에 따른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가 기본적으로 평가의 기초자료가 되며, 그밖에 다양한(이라 하고 더러운... 경우도 많다) 기준들에 따라 가감되어 당신의 성과등급이 결정되게 된다. 즉, 성과계획서와 성과평가서는 당신의 급여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중요한 성과계획서를 작성한 시점이 임용 직후 어벙벙한 시기라는 것이다. 이제 막 합격의 소식을 듣고 열정에 불타 ‘목표는 높게 잡아야지!’하고 높은 목표치를 기입한다면, 1년 뒤 성과평가 자료를 작성하며 크게 후회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확실한 것은 당신 옆자리의 늘공에게 묻지 말자. 그들과 당신은 다른 평가체계를 가지고 있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 늘공들은 보통 연공서열에 의해 성과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성과계획서나 근평이 요식행위에 가깝다. 반면에 어공의 경우 앞서 말했듯 급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향후 임기 연장이나 재임용 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는 등 그 무게감부터가 다르다. 더구나 늘공들 중에는 임기제의 제도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그들에게 물어서는 정확한 답을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 인사팀의 임기제 평가 담당자에게 좋은 성과계획서 샘플을 요청하는 것 정도가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기관별로 성과계획서의 양식이나, 평가 방식이 다소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정답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성과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참고할만한 기준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1. 단위 목표 항목은 3~4가지 정도가 적당하다.

  물론 업무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하나의 단위 목표에 여러 가지 항목을 넣지 말고 3~4개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설정하자. 부득이하게 특정 카테고리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평가 시 비중을 조정하여 만회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2. 단위 목표 항목의 구성은 실무적인 것 + 기타 항목을 추가하자.

  일명 “기타 활성화 시책 추진” 등의 내용을 꼭 추가해두자. 당신이 업무를 하면서 직접적인 실무와는 관련이 떨어지지만, 무엇인가 자랑하고 싶은 내용을 넣기에 적합하다. 예컨대 공동체 관련 임기제 공무원이 직접적으로 공동체 육성과 지원에 관련된 목표들만 넣는다고 치자. 공동체 20개 육성, 10개 공동체 지원 식의 산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담당하는 사업이 ‘성별영향평가’에서 우수한 사례로 뽑혔다면 어느 항목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 실제 행정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적극행정과 청렴, 인구정책, 신속집행, 성인지 예산, 예산성과급 등등 자잘하게 타 부서의 사업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런 부분들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그런 것들을 자랑할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3. 가급적 외부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 하자

  [도 공동체 우수사례 발굴 연 2건]같이 외부 평가에 따라 변수가 발생하는 지표는 피하자. 당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수사례 등은 위에 설명한 기타 항목에 +@로 넣는 것이지, 숫자나 목표로 설정하기에는 부적합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공동체 활성화 상담 연 100명] 같은 것들이 무난하다. 중간중간 체크해서 실적이 부족하다면 추가로 상담기록을 만든다거나, 다대일 상담 행사를 기획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관광활성화의 단위 목표 아래 [관광객 내방 연 1만 명] 같은 것들도 좋은 목표는 아니다. 코로나와 유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당신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 지표는 망할 수밖에 없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홍보자료 제작 연 X 건] 따위로 바꿔두자. 마찬가지로 [유튜브 조회수 1만 건, 좋아요 1천 개] 보다는 [유튜브 홍보채널 영상 업로드 X 건]으로 같이 당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4. 증빙을 고려한 목표를 설정하자.

  우리는 성과평가 시 세부 목표에 대한 증빙을 제출하여야 한다. 어디는 그냥 문서 대호만 작성하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느 지자체는 모든 증빙자료를 출력해서 붙여 넣으라고 하기도 한다. 혹은 분량 제한이 있는 경우도 많다.


  위에서 이야기한 1. [공동체 활성화 상담 연 100명]과 2. [찾아가는 공동체 상담 연 100건]을 비교해보자. 의미하는 바는 거의 비슷한 것 같지만, 증빙에 있어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1번과 같이 인원으로 할 경우 1건에 다수의 인원을 넣을 수 있다. 또한 뭉뚱그린 활성화 상담이기에 출장과 내방, 교육 등의 모든 실적을 포함해서 넣을 수 있다. 2번과 같은 목표라면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출장이 수반된다는 점(100건의 출장을 가려거든 2일에 1번 꼴로 사무실을 비워야 한다!!), 측정기준이 건이기 때문에, 한번 출장에 여러 명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1건으로 잡힌다는 점. 등을 생각해본다면 1번의 형태로 목표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연말이나 연초에 1년 치 실적을 모두 정리해서 내부 결재를 맡아두자. “2022년 공동체 활성화 상담 종합 결과보고”와 같은 형태로 말이다. 나중에 이 보고문서 한 부가 곧 증빙자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정도의 목표를 설정하자.


  성과평가위원들이 받아보는 성과평가서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100%로 되어 있는데, 당신만 90%라면 어떨 것 같은가? 당연히 보이지 않는 페널티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목표치를 정하자. 기본적으로 목표를 낮게 설정했다고 해서 무어라 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아무리 망해도 달성 가능한 수준이긴 하지만, 뭔가 그러기엔 너무 없어(?) 보이니까...


  물론 성과계획서를 잘 작성하고 계획대로 목표를 달성했는가 만으로 당신의 성과등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력이나 기타 등등 다양한 외부 변수들이 있을 수 있기에, 성과계획서나 평가서를 잘 작성한다고 해도 100점 중에 20 정도밖에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20점은 확보해야 하지 않겠는가?


#임기제공무원 #상과계획서 #성과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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