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이 저 종이 뒤바꿔 가며
탐닉하고 게걸스리 더듬는 문체의 역겨움.
나는 내가 역겹고 더럽다는 것을
알아서 고통스럽다오.
이것저것을 둘러보고 시선을 맞춰 보지만
그것에서 끝나는 게 대부분이고,
마치 희롱하듯이 그들을 슬쩍 만져보는 것뿐이라오
그래서 이것이 부끄럽고 하잘 것 없이 느껴진다오
그러나 나는 또 사랑이 고파서 막무가내로
나로 표현된 것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려 한다오.
혹여나 나를 좋아할까 싶어서 말이지.
그래서 이것이 내가 나를 역겨워하는 이유요.
이것이 고통스러움에 빠진 이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