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낮고 굵은 탄성 뒤에 이어져오는 칠흑 같은 인생.
코가 부러진 안경을 추켜올리며 보는 세상은
그럴 듯이 기울어져 있다.
그 얇은 시선 사이로 느껴지는
검붉은 감정은 장미인가 피의 응고인가
나는 그대를 모르고 그대 또한 나를 모르듯이
우리는 인생을 모르나
이내 단정해버린 오만한 내 결론
천천히 스며드는 죽음 그리고 사랑의 부재
그것들은 나를 갉아먹고는 이내 소화시켜 배출한다.
아!
갉아먹히는 고통 위로 이어지는 몸의 분해
그대, 나는 인생이 어두워서 우는 것도
검붉은 장미에 찔려서 우는 것도 아니라오.
내가 우는 것은
내 육이, 심이 분해되어 버린 까닭이라오.
그것은 나로서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