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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월급이 100만 원이라고요?

물가는 더 비싸고 월급은 더 낮은 곳

by Dahi

여름이 되면 유럽전역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 이곳은 유럽인들이 애정하는 휴가지이기도 하다. 저렴한 물가와 좋은 날씨, 그리고 해변. 나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에 이미 포르투갈의 매력에 빠졌으니. 커피는 한잔에 천 원 남짓. 사과는 한 바구니를 담아도 만원이 안된다. 오른 게 이 가격이다. 하지만 장을 보러 가면 다른 물건들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것들이 많다.


전쟁과 여러 상황으로 유럽 전역의 물가는 굉장히 올랐다고 한다. 문제는 월급은 오르지 않았다는 것. 그중에 포르투갈은 유럽 내에서도 가장 임금이 낮은 국가 중 하나. 기본 월급은 700유로 정도. 가까운 스페인만 해도 1000유로가 넘는데 말이다. 도시에 산다면 월급의 반 이상을 월세로 내야 한다. 혼자서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그래서 이곳의 청년들은 부모님 댁에서 지내거나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집을 산 이유도 그것이다. 한동안 남편 혼자 일을 해야 하는데 월세를 메꾸려면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겠다는 판단. 다행히 한국에서 모아 온 약간의 돈이 아직 남아있다. 지낼 곳과 먹을 것이 있으니 기본적인 걱정은 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태생이 한국인인지라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미래도 준비를 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것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해야 한다는 강박들.


우리 동네에는 스위스나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은퇴 후에 노년을 보내러 온 사람들. 큰 집을 짓고, 좋은 차를 몰고 다닌다. 뭔가 한국에서 은퇴를 하고 동남아로 간 느낌이랄까? 젊은 날에 타국에서 살았지만 포르투갈이 고향인 사람들.


나는 이곳에 온 지 한 달 남짓. 아직 비자도 받지 못했다. 받고 싶어도 약속조차 잡기 힘든 포르투갈 시스템. 일 년은 내려놓고 살기로 했는데 한 달 만에 걱정이 몰려온다. 아니 오기 전부터 걱정은 밀려왔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평온하고 행복하다. 우리에겐 쉴 곳이 있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있고 드디어 이곳에 왔으므로.


[포르투갈 일상은 유튜브 - 다람희daram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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