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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화장실 변기..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by 비엔나 보물찾기

오스트리아 화장실 변기가 이상하다?


비엔나에서 처음 집을 구할 때, 그리고 가족들을 먼저 서울로 들여보내고 혼자 살 집을 구하면서 화장실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처음엔 이상하지 않은 여느 변기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변기, 아니 일반적인 변기와 크게 다르다.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눈치를 벌써 눈치를 챘겠지만, 물이 고여 있는 부분이 앞에 있고 큰 볼일을 볼 때 떨어지는 지점에 구멍과 물이 없다. 그냥 약간의 물이 있을 뿐 그냥 평평하다.


집을 구해야 할 때는 화장실 변기만 볼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가족들이 살 집으로 이 집을 선택했다. 서울에선 살아보기 힘든 하우스, 베이스먼트가 있는 2층 집에 조그만 백야드와 거기에 놓인 그네, 잔디들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집을 처음 구경하면서 나이지리아 출신이었던 집주인에게 물었다. 변기의 위치가 좀 이상하지 않냐고. 내 설명을 한참 듣더니 그제야 본인도 이상하다고 인정한다. 저 형태의 변기가 익숙한가 보다.


한 해가 지나고 나 혼자 머물 집을 구할 때도 유심히 봤는데, 역시나 변기 형태가 똑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조금 오래된(?) 집들의 변기는 저런 형태가 많고 비교적 새로 지은 집들은 유니버셜한 변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변기를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변기를 저렇게 만든 이유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크기 때문이다. 아마 상상했을 수도 있지만 큰 볼일을 보고 나면 평평한 바닥면에 물이 있다 하더라도 변기와 볼일의 접촉이 불가피해서 물을 플러쉬 하더라도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볼일을 보는 본인도 뭔가 찝찝함이 남지만, 그다음 사람은 그 흔적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 것인가.


그러면 볼일을 본 사람의 선택은 흔적들을 깨끗이 닦을 의무가 생긴다. 그러려면 휴지를 둘둘 말아 손으로 닦아 내든지 아니면 옆에 있는 솔로 청소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화장실에는 항상 솔이 있다.


오스트리아 화장실의 예절(?)


이젠 알았으니 당황하지 말자. 나름 경험에 힘입서 생존 전략을 찾아냈으니 말이다.


결국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면 볼일과 바닥면의 접촉을 줄이기만 하면 된다. 그를 위한 좋은 방법은 볼일을 보기 전에 바닥에 휴지를 까는 방법이다. 그러면 휴지와 볼일이 접촉하면서 물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휴지와 볼일이 떠내려 간다. 흔적이 최소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적이 남는다면, 어쩔 수 없이 옆에 솔로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올 수밖에 없다.


남의 집에 초대받아가서 무언가 그 집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니 화장실에 갈 때는 볼 일을 보기 전에 변기부터 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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