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모성에서 나폴리의 뷰를 즐기는데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는 전철을 타고 톨레도역으로 간다.
톨레도역은 소위 ‘우주 같은 지하철역’이다. 실제로 보면 에스컬레이터 주변 사방이 우주를 연상시킨다. 신비한 은하수와 우주 공간 같은 천장과 보라색과 파란색의 조명으로 수많은 별의 느낌을 더하는 벽을 보면 잠시 지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느낌을 오래 기억하려고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동영상도 담아본다. 이 역은 '빛과 물'이라는 주제로 2012년에 스페인의 건축회사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나폴리 이면도로 걷기
도시를 여행 가면 올드타운 걷는 것과 함께 도시의 속살을 보기 위해 이면도로 걷기를 좋아한다. 꾸며진 도시의 외관이 아닌 그 도시 사람들의 꾸밈없는 삶을 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양쪽으로 여는 전형적인 유럽의 나무문, 베란다 난간, 여기저기 걸려있는 빨래와 이불. 정겹기만 하다. 나폴리가 무섭고 지저분한 도시라는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길을 걷는 것. 그 또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나폴리 수산물가게(Pescheria Azzura)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나 바다와 면해 있는 곳은 식재료가 풍부하다. 감자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식재료가 굉장히 제한되어 있는 오스트리아에 비해 이탈리아, 스페인은 해산물이 참 풍부하다. 지리적으로 멀지 않아 식재료와 레시피를 공유할 법한 데도 불구하고, 나라별로 먹거리는 참 다르다.
나폴리 해산물 가게에서 본 장면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오징어, 조개, 앤쵸비,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해산물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그러나 거기서 멈출 수는 없다. 앤쵸비, 칼라마리 튀김을 주문해서 먹는다. 짭조름한 소금의 맛과 부드러운 멸치의 맛이 어우러져 간식으로는 제격이다.
수산물 가게를 끝으로 짧지만 긴 1박 2일의 나폴리 여행을 마무리한다.
나폴리가 지저분하고 안전하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만 하루의 시간을 기꺼이 투자하기를 바란다.
나폴리는 아름다운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