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별로 한식당들이 많이 있어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한식을 먹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정도로 한류와 K-푸드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포르투갈 리스본(리스보아)에 가면 적어도 한 끼는 한식을 잊어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분명 현지식이다. 그런데 마치 한식당 같은 느낌의 해물탕, 아니다 해물죽에 더 가깝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우마(UMA)라는 해물요릿집이다.
가격도 착하고 허름한 곳이지만, 늘 손님들로 미어터지는 식당이다. 나이 지긋한 노인네가 하는 식당이면서 모든 서비스가 느릿느릿.
그래도 유럽이니 다 이해된다. 그 느림의 미학이.
우마(UMA)를 처음 알게 되고 포르투갈 여행 계획을 짜면서 넣었던 계기는 짠내투어다. 한혜진 등 짠내투어 팀이 포르투갈에 가서 전체 여행에서 쓸 수 있는 예산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아주 저렴한 맛집을 찾아가는데, 그곳이 바로 우마다.
물론 우마를 구글에서 찾아가면 되지만, 난 먹으러 간 것이 전부가 아닌지라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걷는다.
우마 바로 옆에 저 전망대 엘리베이터가 있다. 당시가 코로나 시국이라 운행은 하진 않아서 그냥 겉에서 구경만 했다.
도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 야경을 보려면 괜찮은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우마에는 리스본에 머무는 2박 3일 동안 저녁으로만 두 끼를 먹었다.
그런 만큼 이미 한국 여행객에게는 핫플레이스가 됐지만, 그럼에도 그때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프다.
일단 현지 로컬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인다.
SAGRES라는 맥주. 전통이 있는지 1940년부터 양조한 맥주인 듯하다. 맥주 하나에도 스토리와 역사가 있으니 그게 유럽 여행이 주는 맛이 아닐까.
너무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다가 아차 싶어 사진을 남겼으나 이미 몇 숟갈을 먹고 난, 약간 사진으로 담기엔 민망한 해물죽이다.
새우, 꽃게, 홍합, 맛조개 등이 골고루 들어가 있고 짜글이처럼 밥이 같이 들어가 있는 해물죽이다. 아주 걸쭉하다. 탕보다는 죽에 가깝다.
외식을 하면서 '아, 맛난다' 하면 난 늘 이렇게 생각한다. '정말 사람들이 좋아할 만큼 적절한 조미료의 배합을 썼구나'.
그럼에도 맛나다. 가격도 약 8유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맛을 내는 요리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다시 한번 가 보고 싶고, 그 나라들 중에 가보지 못한 곳을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여행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