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대성당과 리스본 명물 노란색 28번 전철
포르투갈. 스페인 옆에 있어 가기 쉽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많은 나라.
그중에 리스본, 현지어로는 리스보아.
리스본에 가면 꼭 해야 할 것이 있다.
노란색 28번 전철 타고 시내 한 바퀴 돌기. 그리고 리스본 대상당을 배경으로 노란색 전철 사진 찍기.
실제 대성당 앞에 가면 대성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서서 대성당 왼쪽 좁은 길에서 내려오는 노란색 전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아마 다들 인스타 감성이 가득 담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리스본에 갔을 때 묵으려던 호텔에 체크인하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방문 앞에 걸린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적으로 모노톤의 색감이면서 노란색 전철만 콘트라스트를 올려서 도드라지게 하는 사진 기법.
그렇게 노란색 리스본 명물 28번 전철은 인스타의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한다.
실제 인스타 검색에서 리스본 28번 전철 치면 대성당 배경의 사진, 그리고 전철이 달리는 조그만 골목길 영상으로 한 가득이다.
그래서 나도 28번 전철을 타러 갔다.
시작점에서 타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듯하여 구글에서 Tram 28을 검색해서 갔다.
다행히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광장에 시작점이 있다. 전철역으로는 Martim Moniz에 내리면 된다.
전철 자체는 아주 오래되기도 해서 낡은 느낌이 많지만, 그 낡음이 주는 낭만과 감성이 더 전철의, 리스본의 빛을 발하게 만드는 여행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전철은 한 30분 내내 리스본의 이면도로 좁은 골목길을 지난다.
그 골목길의 감성이 유럽 감성과 아주 오래된 날것 그대로의 감성이라 더욱 친근한다. 익숙함과 오래됨이 주는 편안함이랄까.
자리에 앉으면 자연스레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게 된다. 그 좁은 골목길을 달려가는 28번 트램의 감성에 젖어서 말이다.
그렇게 리스본 골목길을 돌다가 안내 방송에 대성당이 나오는 소리를 듣고는 이내 내렸다. 그리고는 인스타를 하지는 않지만 인스타 감성의 사진을 찍으려고 아이폰을 꺼내 들었다.
다만 나름 꼼수를 써서 내려서 멀어져 가는 28번 전철을 찍었다. 많은 이들이 언제 나올지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대성당 정문이 아니라.
그렇게 멀어져 가는 28번 전철을 향해 아이폰 카메라를 연신 눌러댔다.
모노톤으로 찍어도 칼라로 찍어도 절대 호텔 벽에 걸린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그 많은 28번 전철 사진들은 다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늘은 파랗기만 하고, 성당 사암의 아이보리 빛과 검게 그을린 색, 그리고 노란 전철. 절대로 노란 전철에만 눈이 가게 만드는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나중에 안 사실이다. 소위 '뽀샵'을 하지 않으면 절대 그런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포토샵에 능한 지인에게 부탁했다.
그랬더니 주변색을 모노톤으로 바꾸고, 전철의 노란색을 더 도드라지게 하는 '뽀샵질'로 아주 내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그 친구의 재능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존경한다. 내가 갖지 못한 센스와 감각, 그리고 재능이 돋보이는 지인이다.
그렇게 나의 리스본 대성당과 28번 전철 사진은 완성된다.
리스본에 가면 먹거리도 많고 볼 것도 많지만, 잠시 짬을 내어 28번 전철은 꼭 타보기를 권한다.
리스본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최고의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