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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강사 입문 2 – 한국 직장 현실에 실망

방향 감각을 잡기 어렵고, 주변에 조언을 구해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해

  1년 후, 나는 전기용접과 특수용접 자격증을 취득한 후 조선소 협력업체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용접사로 일하면서 예상대로 요리사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일이 많다 보니 내 시간이 거의 없었다. 새벽 6시에 집을 나서서 밤 10시에 집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요일과 주말에는 5시에 마쳤지만, 내가 원하는 강사 일을 병행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이 워낙 바쁘다 보니 휴가를 신청하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 이때 또 고민이 생겼다. ‘내가 원하는 이 길이 맞는가?’


  친구와 선배에게 나의 고민을 말하자, 그들은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 공장 일은 물량에 따라 주말에도 일하고 야근도 해야 해서 강사 일을 병행하기 어려울 거라고 말이다. 백번 맞는 말이었다. 알면서도 나는 강사 일을 너무나 하고 싶었기에 믿기 싫었다. 어떻게든 병행할 방법이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고민 상담을 많이 했다. 당시 경남에 유명한 강사가 있었다. 그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강사님, 저는 현재 조선소에서 용접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강사님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며 산업교육 강사가 되는 것입니다. 분야는 스피치, 리더십, 심리 코칭입니다. 저는 사회불안장애를 겪었던 학생들부터 청년, 그리고 성인까지 코칭하는 데 재능이 있습니다. 특히 제가 과거에 사회불안장애를 극복한 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7년간 훈련해 얻은 노하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저는 고졸이며, 나이도 많고, 돈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지금은 새벽에 출근해 밤에 퇴근하는 일상 속에서 주말에도 거의 일을 해야 합니다. 돈보다는 강사로서 활동하기 위해 용접사로 일하고 있지만, 평일에는 직장 일에 치이고 주말에는 무료 강의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용접사는 월 2회 정도 쉬는 게 전부입니다.


  저는 혼란스럽습니다. 용접사를 그만두고 강사 일에 전념해야 할지, 아니면 강사 꿈을 접고 돈을 벌어 대학에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가려면 목돈이 필요하고, 그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대학에 갈 여유가 없고 등록금을 감당하기도 어렵습니다.


  방향 감각을 잡기 어렵고, 주변에 조언을 구해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해 이렇게 용기를 내어 상담을 요청드립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틀 후, 장문의 답장이 왔다.     

 『이남호 씨, 솔직히 말씀드리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강사 세계는 말처럼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특히 스피치와 리더십 분야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석사, 박사 출신, 아나운서나 방송인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과연 많은 성인들이 고졸 경상도 출신의 이남호 씨에게 교육을 받으려고 할까요?


 또한, 고졸인 상태에서 대학교 졸업도 하고, 돈을 모아 미래를 준비하며 결혼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사로서의 길을 계속 걷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강사 직업이 단순히 멋있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당장 그만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강사로서 2년 내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강사로서 10년간 수입이 들쑥날쑥하다가 최근에야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큽니다. 저는 서울의 유명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사투리를 사용하는 저로서도 서울 쪽 기업 인사과에서 취소된 경험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만약 제 친동생이라면 도시락 싸 들고 말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강사가 되고 싶으시다면 먼저 야간 대학이라도 졸업한 후에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강사 분야에 진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고려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강사 세계는 연예계와 비슷하게 잘되는 사람은 잘되고, 그렇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기 쉽습니다.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그의 답장을 읽고 세상과 상황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더 나은 상담을 받기 위해, 나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심리 상담소에 전화를 걸었다.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에는도 학력도 영향을 미칩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고졸인 경우 사람들은 당신에게 돈을 지불하고 교육을 받으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사회불안장애를 극복하고 도움을 주는 재능이 있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학위와 자격증 여부를 중시합니다. 우선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세상과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마음속에서 치솟았다. 정말 이대로 멈춰야 하는 걸까? 외국의 변화 전문가 앤서빈 라빈스는 고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하여 세계적인 작가이자 변화 심리학자로 성공했는데, 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힘들다는 걸까? 솔직히 힘이 빠졌다.


  친구 상필에게도 조언을 구했지만, 그 역시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같은 답변만을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필이 말했다.


  “남호야, 네가 강사가 되는 게 꿈이고 정말 강의하고 싶다면, 해군 공무원으로 가서 야간 대학교를 졸업한 후 퇴직 후에 강사로 활동하는 건 어때? 20년 동안 근무하면 연금도 나오고, 그걸로 네가 하고 싶은 강의도 할 수 있을 거야. 또, 현실적으로 봤을 때 지금 당장은 요리사와 용접사로만 취업할 수 있잖아. 주말도 없고. 공무원으로 일하면 최소한 주말은 강의를 마음껏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그의 말에 공감했지만, 마음이 선뜻 내키지는 않았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강사 일을 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즐겁고 원하는 일이었기에 상필의 조언은 차츰 잊혀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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