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으로

-여수 고소동에서

by 해와 달

아직 아침달은

서쪽 하늘에 머물고


살아보겠다며

억척스러운 배 한 척이

신물 같은 하얀 거품 토하며

고요한 바다를 가른다


바다는 수도승처럼

놀라지도 성내지도 않고

제 살을 내어준다


서둘러 그 풍경을 담으려

허둥대던 마음 내려놓고

다시 고요해진 세상 앞에서

서툰 구도자가 되어본다


이층에서 바라본 풍경처럼

또렷해진 나의 세상에서

흔들리는 것은 바람일 뿐이었다


아침달이 바람 따라 저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