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고소동에서
아직 아침달은
서쪽 하늘에 머물고
살아보겠다며
억척스러운 배 한 척이
신물 같은 하얀 거품 토하며
고요한 바다를 가른다
바다는 수도승처럼
놀라지도 성내지도 않고
제 살을 내어준다
서둘러 그 풍경을 담으려
허둥대던 마음 내려놓고
다시 고요해진 세상 앞에서
서툰 구도자가 되어본다
이층에서 바라본 풍경처럼
또렷해진 나의 세상에서
흔들리는 것은 바람일 뿐이었다
아침달이 바람 따라 저문다
소소(小笑)한 시를 쓰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늘 마주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운 우리 삶의 소소한 모습과 풍경을 작은 미소 같은 시에 담아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