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김희성
김태리는 유독 낭만과 어울리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한다.
나의 최애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그리고 2022년 봄 나에게 행복이 되어주었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모두 낭만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태리가 여주였던 드라마이다. 고애신(미스터선샤인)과 나희도(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낭만은 마냥 행복하진 못했다. 그들의 낭만을 현실로 집어 넣기 위해 그들에게 많은 상처가 났고 현실의 많은 부분이 일그러져버렸다. 그들의 낭만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납되지 못한채 아픈 화살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자신의 낭만에 충실하고 그것들을 지켜낸다. 그래서 그들은 빛났고 그들은 낭만 그 자체가 될 수 있었다.
한때 나는 “누군가" 또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낭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던 그 사람, 친구들과 함께 갔던 그 여름여행, 즐거운 시간 속 즐거운 사람들 속의 나. 사람에게서,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낭만을 찾던 내게 고애신과 나희도의 낭만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낭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그들의 낭만은 그들의 “꿈과 감정에 충실한 삶”이었다.
누군가는 순간의 기억으로 평생을 산다는 말이 있다. 나는 내가 규정했던 낭만적인 순간들이, 즉 타인이 그 기억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희도가 바닷가로 다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났던 그 여름보다 치열하게 꿈을 향해 달렸던 시간들만을 기억하고 추억하듯, 나의 기억 중 여전히 찬란하게 떠오르는 순간들은 결국 내 꿈과 감정을 쫓아 치열했던, 그래서 빛이 났던 나 자신의 순간이었다. 나에겐 오직 나만의 꿈과 감정 그리고 그것들에 충실하던 나의 모습만이 나의 낭만이 되어줄 수 있다는걸, 나는 그런 사람이란걸 꽤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신문에서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하더이다. 그럴지도. 개화한 이들이 즐긴다는 가배, 불란서 양장, 각국의 박래품들. 나 역시 다르지 않소.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 <미스터 선샤인> 중 고애신의 대사
나의 꿈과 사명, 그리고 나의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치열해지는 순간. 내 낭만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나는 낭만을 좋아하고 낭만적인 삶을 살고싶다. 언젠가 선택의 순간이 오리란걸 알고 있다. 어떻게 모든 현실이 내 꿈과 내 감정에 딱 맞는 모양으로 다가오겠는가. 선택의 순간에 선 미래의 나에게 낭만적 선택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여기 밝혀두겠다. 그리고 2022년은 낭만의 순간으로 가득하리란 포부 또한 여기 남겨두겠다.
그대들도 부디 그대들만의 낭만적 선택을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