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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워머밸, 일과 돈 그 균형에 대하여

일은 이제 적당히 할게요

by heize Mar 13. 2025

 


워라밸(Work-and-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은 끝끝내 닿을 듯 닿을 수 없었던 미지의 세계였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절망과 후회로 점철된 10년을 보낸 후, 어느새 가슴속엔 워라밸 대신 '워머밸'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고요히 고개를 들었다. Work-and-Money Balance, 일과 돈의 균형. 일하는 만큼 달라는 얘기냐고? 정확하다. 적당히 일할테니 적당히 달라는 얘기다.






한때 일이 가장 소중했던 시절이 있었다. '일은 혼자 다 하냐', '왜 맨날 바쁘냐'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수많은 야근과 밤샘 근무에도 이렇다 할 수당은커녕 휴식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그래도 바쁜 게 좋은 것이라 여겼던 시절. 그야말로 열정페이 그 자체였다.


부당함을 고발하거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보다는 착실히 쌓일 나의 경험치와 가치를 고대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순진한 열정이었다. '나의 30대는 안정적일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 워라밸이 지켜지지 못해도 버틸 수 있었던, 그 시절 황망한 이유.


지난 주말, 막역한 친구 부부를 만났다. 어쩌다 보니 주식에서 돈벌이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3가지의 다른 의견이 나왔다.


- 전 돈 많이 벌고 싶어요. 벌 수 있는 한 많이.

- 요즘은 편하게 돈 버는 방법을 찾게 되는 것 같아.

- 이젠 그냥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고 싶어.


요점돈을 많이, 편하게, 적당히 벌고 싶다는 .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와 수단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었지만, 누가 봐도 적당히라는 표현은 어딘가 어색했다. 당연하다. 적당히 벌고 싶다는 이야기는 결국 돈이 아닌 '적당한 노동량'에 대한 절실한 호소였으니까. 적당히 버는 건, 그에 맞게 적당히 일할 수 있는 삶을 보장해 달라는 의미였다.


다들 돈벌이에 관해 논할 때, 혼자 내적 노동운동을 벌이고 있던 것이다.






찬란한 나의 젊은 날, 길바닥과 출장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참 많은 돈도 벌었다면 좋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러지 못했다. 돈은 필요하다면 어떻게든 절약할 수 있지만, 아끼다 못해 갈려버린 내 사적인 삶의 가치는 이제 아낄 수도 그 어떤 것으로 보상받을 수도 없다.


적당한 노동시간과 업무량, 정말 존재하긴 하는 것인지 의문인 '9to6'를 준수하는 삶은 어느새 인생 최대의 가치이자 목표다. 지치다 못해 질려버린 '비자발적 워커홀릭'. 일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했던 삶은 이제 그야말로 아득히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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