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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코코 Nov 01. 2024

열아홉

슬럼프, 성장의 또 다른 이름.

나이 서른다섯. 더 이상 어린 시절의 막연한 이상이나 대학 시절의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내 인생의 ‘성장’은 진행형이다. 성장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 그리고 그에 따르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슬럼프라는 벽에 부딪힌다. 특히 서른 중반이라는 나이에 오는 슬럼프는 단순히 일의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내 삶 전체의 의미에 대한 깊은 질문으로 이어지곤 한다. 인생이 항상 꽃길만을 걸을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소리소문 없이 다가온다.

누구나 겪는 슬럼프, 누구도 같은 방식으로 겪지 않는 슬럼프

슬럼프는 삶의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형태로 찾아온다. 때로는 일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리는 순간, 때로는 관계가 어긋나며 느껴지는 외로움 속에서, 혹은 건강 문제나 예상치 못한 실패로 인해 찾아오기도 한다. 슬럼프는 이런 순간들을 통해 우리를 찾지만, 그 모습은 누구에게나 각기 다르게 다가온다.


나에게 슬럼프는 어느 날 갑자기 내 일과 일상 속에서 성취감과 의미를 잃어버린 느낌으로 다가왔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하는 일들이 ‘왜?’라는 물음표로 가득 찼고, 오랜 시간 나름대로 열정을 갖고 해왔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다른 이들은 나를 이렇게 위로하곤 했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다들 그래." 맞다. 다들 겪는다. 하지만, ‘나만 이런 게 아니야’라는 말이 나에게 힘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왜 이런 슬럼프가 찾아왔는지, 그리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왜 이런 슬럼프가 찾아왔는지, 그리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내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이 슬럼프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해였다. 나는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이 맞는가?’, ‘내가 원래 바라던 삶의 목표와 지금 하고 있는 일 사이에 괴리가 있지는 않은가?’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들에 답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그토록 열정을 쏟아부었던 일이 어느새 익숙함에 가려져 나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깊이 들여다보았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매일 해오던 일들이 ‘왜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순간, 나는 비로소 슬럼프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슬럼프는 단순히 나의 의지 부족이나 체력 문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한 재정비를 요구하는 신호였다. 나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 신호에 응답하기로 했다.

슬럼프, 성장의 또 다른 이름

슬럼프를 이겨내는 첫걸음은 내가 슬럼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슬럼프를 실패의 일종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실패나 좌절을 무작정 외면하려 하면 할수록, 슬럼프는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나를 끌고 간다. 그래서 나는 먼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했다. "지금 나, 힘들다." 슬럼프는 나약함이 아니라 나의 성장 과정 중의 일부라고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슬럼프 극복을 위한 방법

나만의 루틴을 찾기

슬럼프는 나의 일상이 갑자기 흐트러지는 순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평소 루틴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시라도 조용히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작은 목표라도 설정해 달성하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작은 성취를 기뻐하기

슬럼프를 극복하려고 무리해서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 나는 작은 성취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일 하루하루, 작은 일을 완수하며 얻는 성취감은 나를 조금씩 다시 살아나게 만들었다. 커다란 변화는 작은 변화의 연속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

서른다섯이라는 나이에는 주변의 시선이나 기대가 나를 억누를 때가 많다. 하지만 슬럼프의 시기를 겪으면서, 나는 주변의 기대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웠다.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아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나에게 더 깊은 에너지를 주었다.

감사하는 마음 가지기

슬럼프에 빠지면 자신이 가진 것들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나는 매일 밤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의 순간을 기록했다. 작은 일에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나는 점차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슬럼프는 때로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기 위한 여정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온 그 무거운 시기를 지나며,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되었으며, 지금도 슬럼프라는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 슬럼프 속에 있는 여러분도, 그것이 비록 고통스러운 순간일지라도 그 시간 또한 성장의 일부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 강해지고, 조금 더 나은 나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부디 기억하길 바란다. 슬럼프는 결코 끝이 아니다. 그것은 조금 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이 글이 잠시나마 여러분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향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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