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밴스에겐 있고, 나에겐 없는 것
"J.D 밴스"
그는 현재 트럼프 2기가 시작된 미국의 부통령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며, 차기 대권 주자로도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미국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로 다뤄지고 있다.
그런 그에게는 놀라운 과거가 있는데 바로 나와 비슷하게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가 낸 책 ‘힐빌리의 노래’라는 책을 읽어보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과정을 통해 성공하게 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리고는 온갖 핑계를 대며, 과거와 현재의 선택들을 합리화한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도 이 선택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다며 본인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렇게 선택한 현실에 만족하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만족하지 못한다. 또다시 쳇바퀴 속 삶을 맞춰가며 살아갈 뿐이다.
밴스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 사람들도 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미국에서도 가장 하층민들로 구성된 동네에서 자란 그는 동네 사람들이 가난을 어떻게 대하는지 직접 경험했다. 하지만 밴스는 그들과는 다른 길을 걷기로 한다. 타고난 가난을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였으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쏟아부어 가난의 고리를 마침내 끊어낸다.
그런 그의 삶을 읽으면서 수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어찌 보면 내가 겪었던 흙수저의 삶보다 더 힘든 시절을 겪었을지도 모를 그는 지금 성공했고, 나는 아직도 쳇바퀴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밴스에겐 있고 나에겐 없는 차이점은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
불안정했던 가정환경 그리고 흙수저 집안, 그 속에서 나는 위에서 언급한 보통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행동했다. 주어진 현실에 순응했고, 그저 눈앞에 놓인 좁디좁은 선택지의 삶을 살았다. 단 한번도 능동적인 자세로 내 삶을 살아가지 못했다.
문과를 졸업했으나 그저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로 공대를 선택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 짜여진 커리큘럼을 이수하기 바빴다. 흙수저 티를 벗어내고 싶은 마음에 일찍이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게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길이라 여겼다.
반면에 밴스는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성장해왔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꺼릴 해병대에 스스로 자원해 4년의 군 시절을 보낸다. 그 시간을 겪으며 어른으로 사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본인이 하고 싶은 학업을 선택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공부했고, 결국 세계적인 명문 예일대의 로스쿨을 졸업하게 된다.
밴스는 본인이 타고난 환경에 순응하지 않았다. 일찍이 주도권을 잡아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갔다. 반면에 나는 제대로 된 주도권 한번 쥐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리며 살았다. 그러한 과거로 인한 책임은 현재의 내가 온전히 질 수밖에 없었다. 쳇바퀴라는 숨막히는 공간 속에서 말이다.
삶의 주도권을 갖는 일! 그게 밴스와 나의 결정적인 차이점이었다. 물론 타고난 능력치의 차이도 있겠지만 ㅎㅎ...
퇴사를 하는 길이 무작정 삶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회사를 계속해서 다니는 삶이 주도권을 잃게 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내가 정하는 목표를 내 힘으로 쟁취해 내고,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내 힘으로 결과물을 얻는 일! 그 주도권을 잡으려 나는 지금 퇴사를 목표로 잡았다.
그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내게 남은 숙제는 “뼈를 깎는 노력을 투입하는 일”이다.
단 한번의 삶, 나는 어떤 주도권을 가질 것인가
그 질문을 오늘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