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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Aug 05. 2024

질문의 목적을 파악하라

 나는 40여 명의 직원을 관리하고 있어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보고를 받는다. 보고를 잘하는 사람은 상사가 질문하는 목적을 정확히 안다. 베테랑 직원들은 내가 질문하는 것의 목적에 맞게 대답을 잘하지만, 그들도 2년 반 전 나를 처음 만났을 때는 고구마 같은 답답한 보고를 했었다.

   

 오늘 Zoom에서 <목적을 아는 글쓰기 3단계> 강의를 들었는데 첫 번째 단계로 ’독자의 요구를 파악하라‘면서 예시가 하나 나왔는데, 강사분이 답을 맞혀보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음소거를 하고 ‘3번’이라고 크게 외쳤다.


Q: “A에게 받기로 한 자료는 오늘까지 도착하나요?”      

⓵ “네, A에게 잘 전달했습니다”

⓶ “오늘까지 보내달라고 말해놨습니다”

오늘 오후 3시까지 받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상기와 같이 내가 질문하면 ⓵과 ⓶번처럼 대답하는 직원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답답했었는데 그게 강의 예시로 나오니 반가웠다.


 ⓵번처럼 대답하는 직원과는 보통 이런 대화를 주고받는다.

 “A에게 받기로 한 자료는 오늘까지 도착하나요?”

 “네, A에게 잘 전달했습니다.”

 “A에게 전달은 했는데, 그래서 자료를 보내주겠다는 건지 안주겠다는 건지, 확인했어요?”

 “A가 안 주겠다는 말은 안 했는데요…. 당연히 주지 않을까요?”

 “오늘 도착하는 것 확실해요? 중간에 확인 전화해 봤어요?”

 “아….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⓶번도 상대방의 질문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답변이다.

 “A에게 받기로 한 자료는 오늘까지 도착하나요?”

 “오늘까지 보내달라고 말해놨습니다.”

 “보내달라고 말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은 어떠했어요? 정확히 오늘까지 도착하도록 보내준다고 했어요?”

 “아…. A가 알겠다고는 했는데, 오늘까지 도착할지는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나는 위의 예시보다 질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하는 편이다.

 “A에게 받기로 한 자료를 오늘 내가 몇 시쯤 볼 수 있나요?

 질문만 보더라도 답변은 무조건 ’오후 2시‘와 같이 구체적인 시간으로 말해야 한다. 선택의 질문에서는 둘 중 하나로 답변하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다. 질문에서 몇 시라고 물었는데, 명확하게 시간을 말하지 못한다면 보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보고 준비가 완벽하다면 간결하게 답변하게 된다. 보고 시간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보고 중에 중언부언하기가 쉽고 상사의 잔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상사가 잔소리하게끔 만드는 직원은 보고 하는 능력을 부족하게 평가받기 십상이니 상사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없다. 아무리 아는 것이 많아도 대다수 학생을 졸게 만들면 교수법이 좋다고 말할 수 없듯이, 많이 아는 것과 전달력이 좋은 것은 다르다. 사전 준비를 많이 했다고 모두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상사의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다. 몇 시를 물어보는 질문에 ”A에게 잘 전달했습니다.”라는 엉뚱한 답변은 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대답을 정확히 모르겠으면, 처음 지시하는 그 시점에 대놓고 물어봐도 된다. “팀장님, 최종적으로 알고 싶으신 게 어떤 걸까요? 제가 그것을 하려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

타이밍을 놓쳐서 물어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땐 중간보고의 형태를 빌어 상사가 원하는 바를 다시 확인하면 된다. 일 잘하는 사원들은 중간보고를 통해 실수를 예방하는 공통점이 있다.



저 질문을 왜 하는 걸까?

최종적으로 무엇이 가장 궁금한 걸까?

어떻게 대답해야 궁금증을 해결 해드릴 수 있을까?


 오늘부터 상사가 질문을 한다면, 질문의 목적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자. 답변할 때는 반드시 목적어를 넣어서 대답하라. ‘목적어’를 넣으면 보고가 명확해지고, 소통에서 오해가 줄어든다. 사과할 때 ‘미안해’ 보다는 ‘똑같은 실수를 해서 미안해’가 훨씬 더 나은 것처럼 말이다.


Key message

1. 대답하기 전, 질문의 목적부터 파악하라.

2. 상사의 지시 사항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양해를 구하고 다시 물어라.

3. 중간보고를 활용하라.

   맞는 방향으로 일하고 있는지, 상사의 니즈가 더 추가 되었는지,

   상사의 에너지와 지혜를 당신 것으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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